[비즈니스 인사이트] 혁신에는 퇴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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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성·불확실성 커져 혁신 어렵지만
'융합'과 '리스크 관리'로 해결책 찾아야
황형준 BCG코리아 대표
'융합'과 '리스크 관리'로 해결책 찾아야
황형준 BCG코리아 대표
![[비즈니스 인사이트] 혁신에는 퇴로가 없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10/07.38224990.1.jpg)
21세기에도 ‘혁신’은 기업의 핵심 과제다. 하지만 오늘날 혁신은 과거 산업혁명 시기와 달리 단순히 기술 발명이나 발전, 아이디어 창출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BCG의 2024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The Most Innovative Company)’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기술 발전 속도가 꼽혔다. 또 전 세계 기업 중 83%가 혁신을 조직 최우선 과제로 삼았음에도 그중 단 3%만 혁신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은 기존과 전혀 다른 해법으로 혁신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한 두 가지 키워드로 ‘융합’과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싶다. 21세기 혁신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기존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는 더욱 중요해졌다. 융합은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 국가와 국가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산업과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가 형성됐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융합적 접근법, 즉 ‘외부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기(think outside the box)’가 필요하다.
대표적 사례로 로레알을 꼽을 수 있다. 로레알은 기술과 뷰티산업을 융합해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기술과 소비재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형태의 혁신을 끌어낸 사례다. 국내에도 융합을 통한 혁신 사례가 존재한다. CJ대한통운과 네이버의 융합 협력은 물류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 경우다. 네이버 플랫폼과 CJ대한통운의 물류 인프라 통합으로 소비자는 더 빠르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됐으며, 두 기업은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이 외에도 전통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의 협업, 금융사와 IT 기업 간 클라우드 서비스 협력 등 융합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전부 잃거나, 전부 얻거나’의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기업은 혁신적 융합의 과정에서 변화 관리를 철저히 수행하고, 누수를 막는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융합적 사고는 기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기여하며, 리스크 관리는 혁신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21세기 혁신은 ‘융합’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글로벌 경제 및 비즈니스 환경의 복잡성과 생성 AI의 등장으로 혁신의 결과물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불확실성을 방어하는 것이 21세기 혁신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처럼 ‘혁신을 거듭한 진보와 관리’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는 새로운 접근법을 바탕으로 기업들은 또 한 번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혁신에 퇴로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