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달성하려면 "청정 에너지론 부족…전력 효율화가 필수"
“탈탄소를 위해서 청정에너지 공급만을 강조하는 것은 반쪽 정책이에요.” 올리비에 블룸 슈나이더일렉트릭 부사장(사진)은 6일 “에너지 수요 측면의 전력 효율화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 회사인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스웨덴·스위스 합작기업인 ABB, 독일 지멘스와 함께 유럽의 주요 전력기기 회사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최근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해상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기존 전력계통에 연결하는 것을 포함해 고전압·고효율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하는 것은 한국 산업계가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로 꼽힌다. 블룸 부사장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에너지 집적도가 높은 제조업이 많은 한국은 특히 전력 효율화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 부사장은 슈나이더일렉트릭에서 에너지 전환과 전력효율화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전력 효율화를 위해 기업들이 많이 쓰는 가스, 열에너지 등을 효율이 높은 전기 에너지로 바꾸고, 제조 단계의 각 공정에 전력 효율을 높일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전력 효율을 끌어올릴 스마트 장치, 앱, 소프트웨어 등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딩의 전력 효율화 및 탄소배출 감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블룸 부사장은 “상업용 건물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40%를 차지한다”며 “기존 건물에도 정부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보강하는 데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빌딩 탄소 감축 등의 과정에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커질 수 있다”며 “하나의 예를 들면 100% 청정에너지로만 운영되는 슈나이더일렉트릭 프랑스 본사는 햇빛양에 따라 투과율을 달리하는 중소기업의 창문 기술을 적용했는데 에어컨 가동량을 줄여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성상훈/오현우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