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가 민간 택배사들에 밀려 시장 점유율과 물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손익도 악화하면서 우체국 직원들을 위한 우체국 연금 고갈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체국 택배 시장 점유율은 2019년 9.4%에서 지난해 4.3%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택배 물량이 27억8980만 통에서 51억5785만 통으로 늘어나는 동안, 우체국 택배 물량은 2억6324만 통에서 2억2227만 통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증가하면서 우정사업본부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연도별 우편 수지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적자는 1572억원에 달한다. 2019년(1450억원 적자)에 비해 100억원가량 늘었다. 우편물량 감소에도 고정비성 비용은 약 2조6000억원에 달해 매년 700억원 규모의 자연 증가 압력이 있어 향후 손익 악화가 예상된다.

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우편요금이 동결되고 있다는 점도 수지 악화의 원인이다. 2년 주기로 인상하던 우편요금은 2021년 마지막 인상 후 물가 안정 시책에 따라 장기 동결됐다. 또 노동집약적 사업 특성상 인건비성 경비가 세출예산의 84%를 차지하면서 2022년 대비 670억원가량 인건비가 올랐다. 이외에도 전국 모든 지역 배달을 위해 물류구조가 고비용으로밖에 구성될 수 없다는 점과 보편 서비스 제공을 위해 3348개의 우체국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적자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우체국 연금 자산마저 2027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별정우체국에 근거해 별정우체국 직원의 퇴직과 사망 시 생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공무원 연금 제도를 준용해 도입하고 있는데 연금 수지는 2008년부터, 재정수지는 2015년부터 적자로 전환됐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