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와 1 대 1로 연동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국내 거래량이 올해 들어 32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처럼 쓰이는 암호화폐지만,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어 보이지 않는 외환관리 리스크로 떠올랐다는 지적이 많다.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한 무역 거래가 늘면서 국제수지, 외환보유액 등 거시경제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한 테더, 유에스디코인, 다이 등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1~9월)을 집계한 결과, 총 43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달러로 환산하면 32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하루 평균 거래량만 1580억원(약 1억2000만달러)어치에 달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거래가 급증해 정부의 잠재적인 외환관리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예컨대 추석 연휴(9월 14~18일) 직전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329원60전에 마감했다. 테더 가격은 연휴 기간인 지난달 16일에도 국내 암호화폐거래소에서 1351원까지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이 문을 닫는 동안 원화 가치가 1.6% 떨어졌다는 얘기다.

정부 일각에서는 한국 무역 거래의 10%가 스테이블 코인으로 이뤄진다는 추정도 나온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은 무역 통계에 잡히지 않아 국가 정책을 운용하는 데 구멍이 생길 수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