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를 예술적 가치가 큰 미술품으로 납부한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상속세법 개정으로 작년 초 미술품 물납제도를 도입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개인이 소장한 중요 미술품을 정부가 상속세 대신 거둬들이면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미술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1월 한 미술품 상속인이 관할 세무서에 낸 물납 신청을 지난달 초 최종 허가했다. 물납 대상 작품은 아시아 생존 작가 중 최고가 기록을 보유한 중국의 쩡판즈가 그린 ‘초상’을 비롯해 총 4점이다. 미술품 물납제는 객관적 가치 측정이 어렵고 부유층 특혜라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대납 대상에 포함하지 못하다가 삼성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남긴 시장 가치 3조원 규모의 미술품 2만3181점을 기증한 것을 계기로 법제화됐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