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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하할 듯하지만
서울 집값 변동 폭 축소…거래량↓
기대감 선반영돼 금리 영향력 작아져
대출 규제에 경기 둔화 우려 ‘고개’
“연말까지 보합 수준에서 등락할 듯”
금리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부담이 커지고, 유동성이 줄어 집을 사려는 사람이 적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 집값이 오른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서울 등 전국 아파트 가격은 오름폭을 줄여가고 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가을철은 이사량이 많은 주택 시장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부동산 가격 변동 폭은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둘째 주 0.32% 올라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점진적으로 오름폭이 줄어 0.1%까지 쪼그라들었다. 수도권(0.09%→0.06%)과 전국(0.04%→0.02%) 아파트값 상승세가 모두 약해졌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줄고 매물이 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집계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941건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8884건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6112건)에 이어 지속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 아직 지난달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남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종 거래량은 3000건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7일 기준 8만2532건이 쌓여있다. 8월 초까지만 해도 7만6000건 대까지 줄었지만 두 달여 만에 약 6000건이 늘어났다. 아파트 매물이 쌓이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은 사람이 많아졌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지난여름 부동산 시장에 반영됐다”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영향보다는 대출 규제의 영향이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주택 수요자들이 그 혜택을 체감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집값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 대출 금리는 즉각적으로 내리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금리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몇 달 정도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의 시그널일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물가 안정 기대와 더불어 경기 둔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반영돼 지난 7월 아파트 거래량이 늘었고, 이후로는 제1금융권 중심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져도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 아파트 공급난 우려도 계속되고 있어 연말쯤에는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길게는 연말까지 집값 변동 폭이 크지 않은 보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정부의 대출 규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문제가 남아 있어 연말께는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서울 집값 변동 폭 축소…거래량↓
기대감 선반영돼 금리 영향력 작아져
대출 규제에 경기 둔화 우려 ‘고개’
“연말까지 보합 수준에서 등락할 듯”
금리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부담이 커지고, 유동성이 줄어 집을 사려는 사람이 적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 집값이 오른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장의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서울 등 전국 아파트 가격은 오름폭을 줄여가고 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가을철은 이사량이 많은 주택 시장 성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관리 강화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10월 금통위 앞두고 숨죽이는 집값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 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국 역시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부동산 가격 변동 폭은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둘째 주 0.32% 올라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점진적으로 오름폭이 줄어 0.1%까지 쪼그라들었다. 수도권(0.09%→0.06%)과 전국(0.04%→0.02%) 아파트값 상승세가 모두 약해졌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줄고 매물이 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집계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941건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8884건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6112건)에 이어 지속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 아직 지난달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남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종 거래량은 3000건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7일 기준 8만2532건이 쌓여있다. 8월 초까지만 해도 7만6000건 대까지 줄었지만 두 달여 만에 약 6000건이 늘어났다. 아파트 매물이 쌓이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은 사람이 많아졌지만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인하해도 서울 집값 영향 제한적”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당분간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까지는 집값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보합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이미 집값이 일부 올랐고, 오른 집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거래가 얼어붙고 있다.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지난여름 부동산 시장에 반영됐다”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영향보다는 대출 규제의 영향이 더욱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주택 수요자들이 그 혜택을 체감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집값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린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등 시중 대출 금리는 즉각적으로 내리지 않을 수 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금리 인하를 체감하기까지는 몇 달 정도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의 시그널일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물가 안정 기대와 더불어 경기 둔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반영돼 지난 7월 아파트 거래량이 늘었고, 이후로는 제1금융권 중심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져도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 아파트 공급난 우려도 계속되고 있어 연말쯤에는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길게는 연말까지 집값 변동 폭이 크지 않은 보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정부의 대출 규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문제가 남아 있어 연말께는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