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안성재까지 터지자…"벌써 예약 끝?" 2030도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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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가고 파인다이닝 유행하나
흑백요리사 흥행에 "거액 들여 예약"
흑백요리사 흥행에 "거액 들여 예약"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흥행 후 파인 다이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파인 다이닝(Fine-Dining)이란 고급 식당을 의미한다. 패스트푸드점과 반대 의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식의 질과 고급 식재료, 요리사의 요리관까지 가미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뜻한다.
고급식당과 유사하게쓰이는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의미가 담긴 일본어다. 요리사에게 메뉴 선정에서부터 서빙까지 모든 것을 맡기는 일종의 '주방사 특선' 정도라 표현할 수 있다.
줄 서는 식당들의 요리 맛을 비판하고 평가하는 심사위원이자 미슐랭 3스타 안성재가 파인 다이닝 '모수' 셰프라는 사실에 파인 다이닝에 대한 관심도 폭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파인 다이닝에 대한 2030 소비자들의 관심은 9월 17일 흑백요리사 첫 공개 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동시에 오마카세 검색량은 현격히 줄어 지난 연말 최정점 100을 찍은 후 추락해 최근 48까지 떨어졌다.
실제 몇 달 전만 해도 며칠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려웠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스시 오마카세는 지난 주말 저녁 룸 두어개가 차 있고 홀에서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파인 다이닝 셰프들의 선전은 레스토랑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고 이미 일부 식당의 경우 한 달 치 예약이 다 찰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안성재 셰프가 운영하는 '모수'는 폐업한 상태다. 안 셰프는 올해 1월 3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저희 모수는 봄의 설렘이 다 멎기 전에, 새로운 장소에서 한결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라고 고지했으나 일정상 올해 겨울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맛의 끝판왕을 자타가 인정한 안 셰프의 식당이 영업난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 셰프는 2015년 미국에서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오픈해 8개월 만에 미슐랭 가이드 1 스타를 받았다. 2017년에는 CJ제일제당의 투자를 받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모수 서울'을 열었다. 이어 2023년과 2024년에 미슐랭 최고등급인 별 3개를 획득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안 셰프가 파트너십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1월을 끝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 풀무원과 대상 등 식품 대기업들이 가능성 있는 투자자로 거론됐다. 특히 흑백요리사에 풀무원이 협찬이 알려지면서 '풀무원 투자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측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에서도 파인다이닝에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파인다이닝은 셰프가 시기에 맞는 제철 재료를 통해 창의적으로 개발한 요리를 코스별로 내놓는 식당이다. 코스 요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지 않고 그만큼 비싼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원가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일부 고객들은 "흑백요리사 보고 필 꽂혀서 거액 주고 파인다이닝 예약했는데 그저 그렇더라. 제 입맛이 저렴해서 그런 건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새로운 맛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돈이 안 아깝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런던대 경영학과 대니얼 샌즈 교수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에 개업한 식당을 조사한 결과, 미슐랭 스타를 새롭게 받은 식당 10개 중 4개꼴인 40%가 폐업했다.
샌즈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미슐랭 스타를 새롭게 받은 식당은 구글에서 평균 검색량이 3분의 1가량 증가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료비가 올라가고 요리사 역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경영 구조가 취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에서 미슐랭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가온' 역시 재정 상황이 악화해 지난해 결국 폐업했다.
하지만 첫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의 후폭풍은 역시나 강력했다. 80명의 참가 요리사 식당 리스트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회자하며 예약 대란을 빚고 있다는 점이 그 인기를 방증한다. '흑백요리사'의 선전으로 요식업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흑백요리사' 출연자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고가임에도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흑수저' 트리플스타(강승원)의 레스토랑 트리드는 10월과 11일 예약을 시작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모든 예약이 마감됐다. 나폴리 맛피아(권성준)의비아톨레도파스타바 또한 예약할 수 있는 10월 중순까지의 모든 영업일에 예약이 가득 찼다.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의 디핀, '백수저' 최강록의식당네오 등도 마찬가지다.
출연진의 식당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은 '흑백요리사' 식당 리스트를 발 빠르게 소개했다.
편의점도 신드롬에 가세했다. 편의점 CU가 8회 '편의점 재료로 요리하기' 대결에서 나폴리 맛피아가 만든 밤 티라미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 출시 검토 소식만으로도 '흑백요리사'의 화제성과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파인 다이닝(Fine-Dining)이란 고급 식당을 의미한다. 패스트푸드점과 반대 의미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식의 질과 고급 식재료, 요리사의 요리관까지 가미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뜻한다.
고급식당과 유사하게쓰이는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의미가 담긴 일본어다. 요리사에게 메뉴 선정에서부터 서빙까지 모든 것을 맡기는 일종의 '주방사 특선' 정도라 표현할 수 있다.
줄 서는 식당들의 요리 맛을 비판하고 평가하는 심사위원이자 미슐랭 3스타 안성재가 파인 다이닝 '모수' 셰프라는 사실에 파인 다이닝에 대한 관심도 폭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파인 다이닝에 대한 2030 소비자들의 관심은 9월 17일 흑백요리사 첫 공개 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동시에 오마카세 검색량은 현격히 줄어 지난 연말 최정점 100을 찍은 후 추락해 최근 48까지 떨어졌다.
실제 몇 달 전만 해도 며칠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려웠던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스시 오마카세는 지난 주말 저녁 룸 두어개가 차 있고 홀에서는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파인 다이닝 셰프들의 선전은 레스토랑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고 이미 일부 식당의 경우 한 달 치 예약이 다 찰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안성재 셰프가 운영하는 '모수'는 폐업한 상태다. 안 셰프는 올해 1월 3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저희 모수는 봄의 설렘이 다 멎기 전에, 새로운 장소에서 한결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라고 고지했으나 일정상 올해 겨울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맛의 끝판왕을 자타가 인정한 안 셰프의 식당이 영업난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 셰프는 2015년 미국에서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오픈해 8개월 만에 미슐랭 가이드 1 스타를 받았다. 2017년에는 CJ제일제당의 투자를 받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모수 서울'을 열었다. 이어 2023년과 2024년에 미슐랭 최고등급인 별 3개를 획득했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안 셰프가 파트너십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1월을 끝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 풀무원과 대상 등 식품 대기업들이 가능성 있는 투자자로 거론됐다. 특히 흑백요리사에 풀무원이 협찬이 알려지면서 '풀무원 투자설'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측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에서도 파인다이닝에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익률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파인다이닝은 셰프가 시기에 맞는 제철 재료를 통해 창의적으로 개발한 요리를 코스별로 내놓는 식당이다. 코스 요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지 않고 그만큼 비싼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원가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일부 고객들은 "흑백요리사 보고 필 꽂혀서 거액 주고 파인다이닝 예약했는데 그저 그렇더라. 제 입맛이 저렴해서 그런 건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새로운 맛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돈이 안 아깝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런던대 경영학과 대니얼 샌즈 교수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뉴욕에 개업한 식당을 조사한 결과, 미슐랭 스타를 새롭게 받은 식당 10개 중 4개꼴인 40%가 폐업했다.
샌즈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미슐랭 스타를 새롭게 받은 식당은 구글에서 평균 검색량이 3분의 1가량 증가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료비가 올라가고 요리사 역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경영 구조가 취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한국에서 미슐랭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가온' 역시 재정 상황이 악화해 지난해 결국 폐업했다.
하지만 첫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의 후폭풍은 역시나 강력했다. 80명의 참가 요리사 식당 리스트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회자하며 예약 대란을 빚고 있다는 점이 그 인기를 방증한다. '흑백요리사'의 선전으로 요식업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흑백요리사' 출연자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고가임에도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흑수저' 트리플스타(강승원)의 레스토랑 트리드는 10월과 11일 예약을 시작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모든 예약이 마감됐다. 나폴리 맛피아(권성준)의비아톨레도파스타바 또한 예약할 수 있는 10월 중순까지의 모든 영업일에 예약이 가득 찼다.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의 디핀, '백수저' 최강록의식당네오 등도 마찬가지다.
출연진의 식당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은 '흑백요리사' 식당 리스트를 발 빠르게 소개했다.
편의점도 신드롬에 가세했다. 편의점 CU가 8회 '편의점 재료로 요리하기' 대결에서 나폴리 맛피아가 만든 밤 티라미수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 출시 검토 소식만으로도 '흑백요리사'의 화제성과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