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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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차 가처분 소송을 앞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으로 수년간 대법관 후보로 꼽힌 홍승면 변호사가 영풍-MBK 연합 측 외부변호사로 합류했다. 이로써 이번 소송은 국내 최고 로펌들의 '빅매치'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홍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다 지난 2월 명예퇴직 후 변호사로 개업한 법조계의 중량급 인사다. 홍 변호사는 고려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법복을 입었으며, 청주지법·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고려아연 측을 대리하는 김앤장법률사무소는 이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의 적법성' 여부를 다툰 1차 가처분 소송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오랜 경력의 김용상 변호사, 회사법과 자본시장법 권위자로 꼽히는 고창현 변호사, 판사 출신 노재호 변호사, 그리고 롯데그룹·한진칼의 경영권 방어 사건을 맡아온 조현덕 변호사 등이 포진해 있다.

반면 영풍-MBK 연합 측은 케이엘파트너스와 법무법인 세종이 맡고 있다. 김범수 케이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대법원 민사총괄연구관을 지낸 이원, 기업자문 및 규제대응 전문의 이용우, 부장판사 출신의 한성수, 회사법 전문가인 정혜성 등 세종 변호사가 대거 출동했다. 여기에 홍승면 변호사의 합류로 전열을 더욱 강화했다.

2차 가처분 소송의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다. 영풍-MBK 측은 '중간배당'이라는 점에서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이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고려아연 측은 '임의적립금'을 공제하지 않은 금액인 6조원 이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홍승면 변호사의 합류로 이번 소송은 더욱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며 "특히 홍 변호사가 운영해온 '판례공보 스터디'를 통해 쌓은 깊이 있는 법리 해석이 이번 사건에 어떻게 적용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개매수가 경영권 확보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이번 사태를 통해 공개매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