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을 53.3㎏으로 추산하고 전체 쌀 수요량을 추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5% 넘게 줄어든 규모다. 이날 통계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소비량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쌀 공급과잉 문제는 더 심화할 전망이다.

송 장관은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초과 생산량을 의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무마하기 위해 쌀 초과 생산량 비율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쌀 소비 통계를 조작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이다. 농식품부의 추산대로면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이 전년 대비 5.5% 감소하는 셈이다. 올해 1인당 쌀 소비량에 관한 공식 통계는 내년 1월 통계청이 발표한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2024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서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365만7000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370만2000톤) 대비 4만5000톤(1.2%) 줄어든 규모다.

정부 내부에선 올해 쌀 생산량이 작년 수준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올여름 날씨가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게 유지돼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8월 일조시간은 634.5시간으로 전년(554.2시간) 대비 14.5% 늘었고, 평균기온은 1년 전 24.9도에서 올해 25.9도로 1도 높아졌다.

실제 단위 면적(10에이커)당 생산량은 524㎏으로 작년(523㎏)보다 늘었다. 농식품부는 쌀 재배면적이 줄면서 전체 쌀 생산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쌀 재배면적은 69만8000㏊로 1년 전(70만8000㏊)보다 1.5% 감소했다.

단 벼 재배면적 감소 폭은 농식품부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당초 농식품부는 올해 쌀 재배 면적이 작년보다 2만ha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1만㏊(70만8000㏊→69만800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쌀 생산량과 소비량 예상치를 바탕으로 쌀 초과 생산량을 전망해 구체적인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한다. 지난 10일 당정은 밥쌀 재배면적 2만㏊ 분량의 쌀을 수확 즉시 사료용으로 처분하는 내용을 담은 쌀값 안정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날 1인당 쌀 소비량 감소세가 생산량 감소 폭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추가 대책이 불가피하게 됐다.

송 장관은 이날 국감서 “다음 달까지 쌀 산업 발전을 위한 근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엔 벼 재배 면적 감축과 품질 중심의 다양한 쌀 생산체계 전환, 쌀 가공식품 등 신규 수요 창출 등이 담길 예정이다.

지난 8월 말 현재 정부가 비축(보관)한 쌀 재고 물량은 약 115만에 달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하는 한국의 적정 비축 물량 수준인 80만보다 43% 많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