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딸을 품은 두 아버지, 뮤지컬 '애니' 주연 남경주·송일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뮤지컬 <애니> 출연 남경주·송일국 인터뷰
고아 소녀 애니를 만나 사랑을 배우는
미국 최고 갑부 '올리버 워벅스'역 맡아
커리어 세 번째 뮤지컬 출연한 송일국
"대한, 민국, 만세 사춘기 맞아 무뚝뚝해져…
딸만 20명 생긴 기분 들어 행복해"
20대 초반 단역으로 출연한 이후
29년만에 '워벅스'로 돌아온 남경주
"어린 시절 꿈 이뤄 하늘 걷는 기분,
오랫동안 무대 올라 후배들에게 감동 주고 싶어"
고아 소녀 애니를 만나 사랑을 배우는
미국 최고 갑부 '올리버 워벅스'역 맡아
커리어 세 번째 뮤지컬 출연한 송일국
"대한, 민국, 만세 사춘기 맞아 무뚝뚝해져…
딸만 20명 생긴 기분 들어 행복해"
20대 초반 단역으로 출연한 이후
29년만에 '워벅스'로 돌아온 남경주
"어린 시절 꿈 이뤄 하늘 걷는 기분,
오랫동안 무대 올라 후배들에게 감동 주고 싶어"
세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로 전 국민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삼 형제의 아버지 송일국. 한국 뮤지컬 역사의 산증인 남경주. 두 배우에게 올해 스무 명의 딸이 생겼다. 20명의 아역 앙상블과 함께 뮤지컬 <애니>에 출연하면서다.
뮤지컬 <애니>는 해럴드 그레이의 소설 '작은 고아 소녀 애니'를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은 보육원에서 평생 살아온 애니. 미국 대공황 시대 갓난아기 시절 보육원 문 앞에서 발견된 아이다. 애니가 가진 부모님의 흔적은 두가지 물건. 언젠가 꼭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이 담긴 편지와, 다시 재회했을 때 서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반으로 나눠진 목걸이다. 애니는 언젠가 부모님이 다시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애니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이 도착한다. 당시 뉴욕 최고의 갑부 워벅스가 보육원의 아이 한명을 자신의 저택에 2주간 초대하는 이벤트에 뽑히게 된 것. 유능하고 부유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잊고 살아온 워벅스는 애니를 보며 자기 딸을 바라보는 듯한 사랑을 느끼고, 애니는 처음으로 가족의 존재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업가 워벅스를 연기한 남경주와 송일국. 둘 다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워벅스를 연기하는 감회를 물었다.
▷애니와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어떻게 워벅스를 접근했는가
남경주. "실제로 딸을 키우는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내가 사랑하는 딸을 사기꾼들이 나타나 뺏어간다고 상상하니 0.1초 만에 감정이입이 됐다. 아이들과 아빠처럼 교감하고 연기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송일국. "세 아들이 12살이 되면서 사춘기에 들어섰다. 엄청나게 무뚝뚝해졌다. 내가 백 마디 말을 걸어도 한마디 대답도 듣기 힘들다. 요즘은 딸이 20명 생긴 기분이다. 애교도 너무 많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다. 예전부터 딸을 낳고 싶었어서 더 그렇다. 극 중에 애니에게 "너의 아빠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원동력이 된다. 울컥해서 공연 중에 운 적도 몇 번 있다." ▷아이들과 연기하며 색다르게 느끼는 점이 있는지?
남. "어린 배우들이 마음이 열리는 게 느껴진다. 워낙 어리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연기 개념도 잘 안 잡혀 있다. 긴장도 많이 한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과 교감하다 보니 아이들이 마음이 열리면서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 보여 즐겁다."
송. "주인공 애니 역을 맡은 아이들은 5학년이다. 내 아들들과 또래인데 벌써 이런 역할을 정말 할 수 있나 걱정도 들었지만 놀랐다. 어리기 때문에 감정 표현은 서툴러도 목소리 톤이 높고 카랑카랑해 대사 전달은 오히려 더 뛰어나다. 게다가 애니 역을 맡은 은영(최은영) 양은 이번이 5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나보다 훨씬 선배다. 아이들을 보고 모니터링하고 반성하고 있다."
▷남경주 배우는 29년 전에 같은 작품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남. "꿈이 현실이 된 기분이다. 20대 초반에 워벅스의 하인 역을 맡았다. 조연도 아닌 단역이었다. 당시 워벅스를 연기했던 선배가 의욕이 넘쳐서 삭발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 꿈이 이뤄진 셈이다.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
▷<애니>에 캐스팅됐을 때 송 배우의 가족들 반응은 어땠는가?
송. "이번이 세 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이전에 했던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 모두 남경주 선배가 했던 역할을 물려받았다. 이번에 캐스팅됐을 때도 아내가 "당신 성공했네"라고 하더라. 선배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 ▷두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워벅스는 어떻게 다른가?
송. "내가 30kg은 더 나간다 (웃음). 아직 선배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대기실에도 남경주 선배 문에는 '워벅스', 내 대기실에는 '워범수'라고 적어서 붙여놨을 정도다. 나는 선배만큼 끼가 많은 배우가 아니다. 특히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더 카리스마가 있었으면 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는다. 선배는 딱 두세 걸음 걸으면 게임이 끝난다. 선배가 3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쫓아갈 수는 없어도 항상 공연 영상을 보면서 모니터링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어린이 관객이 많은 공연인데 그 점을 고려해서 연기하는가?
송. "주말 낮 공연과 평일 밤 공연은 다르게 연기하려고 한다. 주말 낮 공연에는 어린이 관객이 더 많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연기를 더 희화해서 한다. 그럴 때 관객 반응이 더 좋았다. 어린 관객이 적은 저녁 시간 때에는 조금 더 진지하고 무겁게 하려고 한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송. "뮤지컬 <맘마미아>를 워낙 오랫동안 출연해서 그런지 그 공연에서 얻은 버릇이 계속 나와서 고치려고 노력했다. 워벅스는 극 중 억만장자 재벌인데 아내가 공연을 보고서는 "부자가 아니라 졸부 같다"고 피드백했다. 노래만 시작하면 사람이 작아진다고 하더라. 긴장을 해서 집에서 연습한 수준의 절반도 못 한 기분이다. 어제 이 점을 고치려고 새벽 2시까지 공연 영상 보면서 고민했다." ▷아빠의 공연을 본 세 쌍둥이의 반응이 궁금하다.
송. "아빠가 나오는 부분이 제일 재미없다고 하더라 (웃음). 집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계속 보니까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서 그런 것 같다. 아내는 어릴 적 합창단을 오래 했고 지금도 밴드를 하고 있어서 냉철하게 피드백을 준다. 화음을 부를 때 상대 목소리에 말려들어가지 않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뮤지컬 <애니>의 매력이 무엇인가?
남. "아주 클래식한 작품이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해피엔딩 결말에 뮤지컬의 기초적인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갖췄다. 음악도 아주 친숙한 스타일이다. 독특한 구성에 복잡한 스토리도 많은 요즘 뮤지컬과 오히려 색다른 매력이다. 처음 뮤지컬을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보기 편한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송일국 배우가 첫 공연에 출연하겠다고 먼저 나섰다고 들었다.
송. "10월 1일이 첫 공연이었다. 원래 남경주 선배가 들어가기로 돼 있었다. 10월 1일이 내 생일이다. 내 이름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태어났다는 뜻으로 하나 일(一), 나라 국(國) 자를 써서 일국이다. 예전에 드라마 <주몽>을 내 생일에 첫 촬영을 시작했는데 대박이 났다. 그 이후로 어떤 작품을 할 때 내 생일에 시작하면 잘된다는 믿음이 생겨서 선배에게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남. "작품의 첫 공연, 마지막 공연 출연에 의미를 부여하는 배우들도 있다.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제작사에서 시키는 대로 한다." ▷남경주는 후배들에게 '배우 수명 늘려주는 배우'라는 감사 인사를 받는다고 들었다.
남. "가끔 후배들이 전화로 "계속 무대 위에서 버텨줘서 감사합니다", "저도 형님처럼 버티겠습니다"는 말을 한다. 몇 달 전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다. 신구 선생님, 박근형 선생님, 김학철 선배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극 자체도 좋았지만, 그 선배들의 존재 자체에 기립 박수가 절로 나왔다. 그 연배에 아직도 무대에 선다는 게 사실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나도 10년, 20년 뒤에 그 선배들처럼 후배들의 가슴에 와닿는 배우가 된다면 행복할까 생각한다."
구교범 기자
뮤지컬 <애니>는 해럴드 그레이의 소설 '작은 고아 소녀 애니'를 원작으로 한다. 주인공은 보육원에서 평생 살아온 애니. 미국 대공황 시대 갓난아기 시절 보육원 문 앞에서 발견된 아이다. 애니가 가진 부모님의 흔적은 두가지 물건. 언젠가 꼭 다시 찾으러 오겠다는 약속이 담긴 편지와, 다시 재회했을 때 서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반으로 나눠진 목걸이다. 애니는 언젠가 부모님이 다시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애니에게 예상치 못한 선물이 도착한다. 당시 뉴욕 최고의 갑부 워벅스가 보육원의 아이 한명을 자신의 저택에 2주간 초대하는 이벤트에 뽑히게 된 것. 유능하고 부유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잊고 살아온 워벅스는 애니를 보며 자기 딸을 바라보는 듯한 사랑을 느끼고, 애니는 처음으로 가족의 존재를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업가 워벅스를 연기한 남경주와 송일국. 둘 다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워벅스를 연기하는 감회를 물었다.
▷애니와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어떻게 워벅스를 접근했는가
남경주. "실제로 딸을 키우는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내가 사랑하는 딸을 사기꾼들이 나타나 뺏어간다고 상상하니 0.1초 만에 감정이입이 됐다. 아이들과 아빠처럼 교감하고 연기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송일국. "세 아들이 12살이 되면서 사춘기에 들어섰다. 엄청나게 무뚝뚝해졌다. 내가 백 마디 말을 걸어도 한마디 대답도 듣기 힘들다. 요즘은 딸이 20명 생긴 기분이다. 애교도 너무 많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다. 예전부터 딸을 낳고 싶었어서 더 그렇다. 극 중에 애니에게 "너의 아빠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원동력이 된다. 울컥해서 공연 중에 운 적도 몇 번 있다." ▷아이들과 연기하며 색다르게 느끼는 점이 있는지?
남. "어린 배우들이 마음이 열리는 게 느껴진다. 워낙 어리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연기 개념도 잘 안 잡혀 있다. 긴장도 많이 한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점점 아이들과 교감하다 보니 아이들이 마음이 열리면서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 보여 즐겁다."
송. "주인공 애니 역을 맡은 아이들은 5학년이다. 내 아들들과 또래인데 벌써 이런 역할을 정말 할 수 있나 걱정도 들었지만 놀랐다. 어리기 때문에 감정 표현은 서툴러도 목소리 톤이 높고 카랑카랑해 대사 전달은 오히려 더 뛰어나다. 게다가 애니 역을 맡은 은영(최은영) 양은 이번이 5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나보다 훨씬 선배다. 아이들을 보고 모니터링하고 반성하고 있다."
▷남경주 배우는 29년 전에 같은 작품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남. "꿈이 현실이 된 기분이다. 20대 초반에 워벅스의 하인 역을 맡았다. 조연도 아닌 단역이었다. 당시 워벅스를 연기했던 선배가 의욕이 넘쳐서 삭발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 꿈이 이뤄진 셈이다.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
▷<애니>에 캐스팅됐을 때 송 배우의 가족들 반응은 어땠는가?
송. "이번이 세 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이전에 했던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 모두 남경주 선배가 했던 역할을 물려받았다. 이번에 캐스팅됐을 때도 아내가 "당신 성공했네"라고 하더라. 선배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 ▷두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워벅스는 어떻게 다른가?
송. "내가 30kg은 더 나간다 (웃음). 아직 선배에 비해 한참 모자라다. 대기실에도 남경주 선배 문에는 '워벅스', 내 대기실에는 '워범수'라고 적어서 붙여놨을 정도다. 나는 선배만큼 끼가 많은 배우가 아니다. 특히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더 카리스마가 있었으면 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는다. 선배는 딱 두세 걸음 걸으면 게임이 끝난다. 선배가 3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쫓아갈 수는 없어도 항상 공연 영상을 보면서 모니터링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어린이 관객이 많은 공연인데 그 점을 고려해서 연기하는가?
송. "주말 낮 공연과 평일 밤 공연은 다르게 연기하려고 한다. 주말 낮 공연에는 어린이 관객이 더 많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연기를 더 희화해서 한다. 그럴 때 관객 반응이 더 좋았다. 어린 관객이 적은 저녁 시간 때에는 조금 더 진지하고 무겁게 하려고 한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송. "뮤지컬 <맘마미아>를 워낙 오랫동안 출연해서 그런지 그 공연에서 얻은 버릇이 계속 나와서 고치려고 노력했다. 워벅스는 극 중 억만장자 재벌인데 아내가 공연을 보고서는 "부자가 아니라 졸부 같다"고 피드백했다. 노래만 시작하면 사람이 작아진다고 하더라. 긴장을 해서 집에서 연습한 수준의 절반도 못 한 기분이다. 어제 이 점을 고치려고 새벽 2시까지 공연 영상 보면서 고민했다." ▷아빠의 공연을 본 세 쌍둥이의 반응이 궁금하다.
송. "아빠가 나오는 부분이 제일 재미없다고 하더라 (웃음). 집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계속 보니까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서 그런 것 같다. 아내는 어릴 적 합창단을 오래 했고 지금도 밴드를 하고 있어서 냉철하게 피드백을 준다. 화음을 부를 때 상대 목소리에 말려들어가지 않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뮤지컬 <애니>의 매력이 무엇인가?
남. "아주 클래식한 작품이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해피엔딩 결말에 뮤지컬의 기초적인 구성요소를 하나하나 갖췄다. 음악도 아주 친숙한 스타일이다. 독특한 구성에 복잡한 스토리도 많은 요즘 뮤지컬과 오히려 색다른 매력이다. 처음 뮤지컬을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보기 편한 교과서적인 작품이다."
▷송일국 배우가 첫 공연에 출연하겠다고 먼저 나섰다고 들었다.
송. "10월 1일이 첫 공연이었다. 원래 남경주 선배가 들어가기로 돼 있었다. 10월 1일이 내 생일이다. 내 이름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태어났다는 뜻으로 하나 일(一), 나라 국(國) 자를 써서 일국이다. 예전에 드라마 <주몽>을 내 생일에 첫 촬영을 시작했는데 대박이 났다. 그 이후로 어떤 작품을 할 때 내 생일에 시작하면 잘된다는 믿음이 생겨서 선배에게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남. "작품의 첫 공연, 마지막 공연 출연에 의미를 부여하는 배우들도 있다.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제작사에서 시키는 대로 한다." ▷남경주는 후배들에게 '배우 수명 늘려주는 배우'라는 감사 인사를 받는다고 들었다.
남. "가끔 후배들이 전화로 "계속 무대 위에서 버텨줘서 감사합니다", "저도 형님처럼 버티겠습니다"는 말을 한다. 몇 달 전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다. 신구 선생님, 박근형 선생님, 김학철 선배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극 자체도 좋았지만, 그 선배들의 존재 자체에 기립 박수가 절로 나왔다. 그 연배에 아직도 무대에 선다는 게 사실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나도 10년, 20년 뒤에 그 선배들처럼 후배들의 가슴에 와닿는 배우가 된다면 행복할까 생각한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