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양명 아이디어웨어 대표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디어웨어 제공
차양명 아이디어웨어 대표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디어웨어 제공
"이전엔 기업들이 풍문을 따라다녔다. 한 온라인몰 마케팅 담당자가 부장 지시로 경쟁사의 새 서비스 가입자를 알아볼 때면 사돈의 팔촌에게 전화를 하는 식이었다. 10년 전만 해도 데이터 솔루션을 판매하려고 할 때마다 전화 한 통이면 알 수 있다면서 '필요없다'고 말했다."

차양명 아이디어웨어 대표(사진)는 데이터의 가치가 주목받기 전 업계 상황을 묻자 이 같이 설명했다. 아이디어웨어는 국내의 대표적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를 운영하는 데이터 솔루션 업체다. 앱 시장 및 소매시장 분석 결과를 고객사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된 수익원이다. 익명화된 한국인의 앱 사용정보·결제정보를 수집해 통계적 추정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해낸다.

7만명 앱 사용정보·150만명 결제 데이터 확보

아이디어웨어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패널 7만명을 자체 확보하고 있다. 이들의 앱 사용정보를 토대로 월간활성사용자(MAU)나 사용시간 등을 추산한다. 결제 데이터의 경우 150만명에 이르는 패널을 확보한 상태다.

차 대표는 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하는 기업이 합리적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한 플랫폼사는 와이즈앱 데이터 정보 구매 이후 사업전략과 방향을 바꿨다. 이 기업은 3040세대 고객이 주축인 경쟁사와 달리 20대·남성 사용자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해당 기업은 마케팅 전략을 20대 남성 중심으로 다시 짰다. 와이즈앱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의 타깃팅이 바뀐 것이다.

고객들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려면 소비행동 전반을 다각도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와이즈앱 고객사들이 매달 수천만원에 이르는 이용료를 내고 아이디어웨어 제공 데이터를 구입하는 이유다.

차 대표는 "가입자가 아무리 많은 앱도 1인당 월간 사용시간을 보면 정작 얼마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한 사람의 24시간을 파악해야 소비자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사용자가 어떤 앱에 얼마나 머무르고 어느 정도의 금액을 결제하는지 종합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서비스 설명 이미지. 사진=와이즈앱 서비스 소개서 캡처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서비스 설명 이미지. 사진=와이즈앱 서비스 소개서 캡처

외부 데이터 필요한 기업엔 한줄기 '빛'

하지만 기업 자체 데이터로는 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업들은 이미 콜센터, 웹 방문, 앱 이용, 결제내역 등 자사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자사 서비스 외의 데이터는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한국인이 1인당 월 수십시간을 스마트폰에 이용하지만 특정 기업 앱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우 짧다"면서 "또 매월 수십건씩 결제를 하지만 특정 브랜드에서 결제하는 건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와이즈앱이 제공하는 외부 데이터는 기업이 보유한 내부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할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특정 앱의 사용자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시장에서 위기설이 돌더라도 정작 경쟁사보다 결제액이 증가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관측'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경쟁사 결제 데이터를 알지 못한 상태라면 기업 입장에선 정확한 현실 진단이 이뤄질 수 없다. 차 대표는 '업계에서 몇 등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외부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앱 데이터·결제 데이터는 소비자를 실시간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다. 설문조사, 인터뷰, 재무제표 등을 분석하는 전통적 조사 방식으론 소비자의 빠른 변화를 감지할 수 없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차 대표는 "경쟁사나 고객의 변화를 알아야 차별화된 기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데 소비자 인터뷰는 시간도 걸리고 조사방법에 따라 편차가 크다. 결과를 추정할 때는 이미 과거 데이터인 경우도 많다"며 "소비자의 방문, 결제, 구매내역 같은 실제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에 가깝게 수집해서 분석하는 자동화된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파악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와이즈앱을 통해 "지난달 특정 플랫폼 업체의 거래금액은 얼마나 늘었는지, 한국 배달시장의 정확한 크기는 어느 정도가 되는지, 불황에 중고거래는 실제로 늘었는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 알리·테무는 한국 이커머스를 잠식하고 있는지,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얼마인지 같은 여러 궁금한 사항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카오·구글도 찾는 와이즈앱…데이터 품질에 '집중'

와이즈앱 고객사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쿠팡, 배달의민족, 토스, 스타벅스, CJ대한통운, 신세계, 롯데쇼핑, 올리브영, 에이블리, 컬리, 야놀자,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JP모건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앱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해 와이즈앱과 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와이즈앱은 결제 데이터 분석 대상을 1000만명 이상으로 늘려나갈 계획. 앱 데이터 패널 규모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차 대표는 "특정 업종 결제액은 얼마이고 중복 결제를 제거하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소비패턴을 갖고 연령대별로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같은 기업들이 시장이나 소비자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을 와이즈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허브 서비스'가 되려 한다"며 "사막에서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처럼 기업에게 데이터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