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노우에 미유키 일본 간다외국어대 부총장이 7일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옥관문화훈장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주일 한국문화원 제공
하마노우에 미유키 일본 간다외국어대 부총장이 7일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옥관문화훈장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주일 한국문화원 제공
“일본에서 한국어의 위상은 매우 높습니다. 한국어를 배운 일본 학생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더욱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9일 열리는 578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최고 훈격인 옥관문화훈장을 받는 하마노우에 미유키 일본 간다외국어대 부총장(67)은 7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000명에 가까운 한국어 전공 일본인 학생을 길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한글 발전 유공자는 옥관문화훈장 1명, 화관문화훈장 1명, 문화포장 2명, 대통령 표창 5명, 국무총리 표창 4명 등 13명 및 단체 2곳이다. 일본에서 훈장 수훈자가 나온 것은 12년 만이다.

하마노우에 부총장은 1980년대부터 한국어 보급과 대중화에 기여하며 한류 열풍의 초석을 다졌다. 대학생 연수단 파견 등을 통해 한·일 우호에 힘쓴 점, 현대한국어의 상(相) 문법에 대한 연구 업적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가 한국어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74년이다.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해다. 당시 아사히신문은 한국에 기자를 파견해 한 달가량 기획기사를 썼다. 하마노우에 부총장은 그 기사를 읽으며 한국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교과서로만 배운 한국과는 매우 달랐다”며 “한국어를 배워 일본에 한국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일 가교 역할을 통해 양국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하마노우에 부총장은 일단 부모님 뜻에 따라 도쿄대 경제학부에 진학했다. 졸업 후 일을 하다가 원래 꿈을 좇아 도쿄외국어대 석사,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밟았다. 1993년 일본에 돌아와 간다외국어대 한국어 전공 교수가 됐다. 1987년 개교 당시 학년당 20명이던 한국어 전공생은 1990년대 30명으로 늘었다가 2021년엔 두 배인 60명이 됐다.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913명에 달한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어에 대한 인식이 바뀐 계기로 드라마 ‘겨울연가’로 신드롬을 일으킨 ‘욘사마’ 배용준과 보이그룹 동방신기를 꼽는다. 학교 내에서도 한국어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2020년 처음으로 한국어 전공 부총장이 됐다.

하마노우에 부총장은 한국과 일본 대학생의 교류에 특히 적극적이다. 2000년부터 상호결연을 시작해 한국외국어대 등 국내 주요 15개 대학과 교환 유학 협정을 맺었다. 그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민간 외교관”이라며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교육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올바른 한국어다. 그러나 딱딱한 한국어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기본을 충실히 하고 나면 유행어를 가르치며 한국 문화까지 알게 한다. 하마노우에 부총장은 “언어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