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유시설 타격 우려에 브렌트유 80달러 돌파…한달간 17%↑[오늘의 유가]
가자 전쟁 발발 1주년이 지난 현재, 전쟁이 이스라엘과 친(親)이란 계열의 무력 분쟁으로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8월 말 이후 또 한 번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 사회의 진정 노력에도 이스라엘이 이란 정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88달러(3.69%) 급등한 오른 배럴당 80.93달러에 마감했다.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76달러(3.71%) 상승해 배럴당 77.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10일 올해 최저치인 69.19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한 달 사이에 17%가량 치솟았다. WTI 역시 최근 5거래일(9월 30일~10월 7일) 연속 상승 마감했는데, 상승 폭은 13%가 넘는다. 5거래일 상승률은 2022년 10월 7일로 끝난 5거래일(10월 3일~7일)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탄도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이후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정유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긴장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마켓 글로벌 상품전략 책임자는 “이스라엘의 보복이 어떤 형태일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이란 원유 수출의 90%가 통과하는 카르그섬을 공격한다면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메리카 대륙의 공급 위험도 있다. 허리케인 밀턴은 가장 강력한 수준인 5등급으로 격상된 이후 멕시코만을 가로질러 플로리다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셰브런은 이날 해당 지역 석유 플랫폼 중 하나에서 인력을 대피시키고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이란 정유시설을 공격할 위험,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를 강타하고 멕시코만의 석유 생산을 중단시킬 위험을 앞두고 유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지난달까지 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매도 포지션을 정리한 것도 유가 급등을 유발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는 “그동안 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중동 지역 공급 우려 확대에 투자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이날 유가 상승을 견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