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사진=REUTERS
미국 법원이 구글에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앱스토어의 외부 결제를 허용하라고 명령했다. 소비자들이 구글의 앱 마켓 ‘플레이스토어’ 외에도 타사 앱스토어를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밝혔다. 구글이 여러 분야에 걸쳐 ‘반(反)독점 수렁’에 빠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의 제임스 도나토 판사는 구글이 모바일 앱 사업을 개편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스마트폰에서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앱 마켓을 플레이스토어 외에도 다른 수단을 제공하고, 인앱 결제 이외의 결제 방식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구글이 특정 앱 개발사들에 플레이에서만 앱을 먼저 출시하거나 독점 출시하도록 한 뒤 수익성을 공유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금지했다.

법원 명령은 지난해 12월 배심원단이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준 판결을 구체화한 것이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2020년 구글이 안드로이드에 개발자의 자체 앱스토어 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구글의 자체 인앱 결제만 허용한다며 구글을 제소했다. 구글은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와 함께 법원의 이번 명령을 일시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명령이 확정될 경우 구글은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지난 소송 당시 에픽게임즈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2021년 플레이스토어에서 120억달러(약 16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 마진율은 70% 이상이었다. 구글과 애플 등 스마트폰 OS 개발사는 자사 앱 마켓에서 사용자가 앱을 구매할 때 15~30%의 수수료를 받아왔다. 인앱 결제가 금지될 경우 앱 개발사들은 구글을 우회할 수 있게 돼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구글은 이외에도 여러 반독점 소송에 걸려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8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구글은 반독점 기업”이라고 판결했다. 지난달에는 광고 기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법무부 소송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