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탈북민 단체가 북한에 보내는 대형 풍선에 가수 임영웅, 나훈아의 공연 영상을 담아 보내는 것을 두고 저작권 문제가 제기됐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월 말 탈북민단체가 북한에 보내는 대형풍선에 한국 영화·드라마·음악 등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함께 담아 보낸 것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피감기관장으로 출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올해 73회나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을 북으로 날려 보냈다"며 "여기에 KBS 2TV '겨울연가'와 임영웅·나훈아 콘서트 동영상을 담은 USB가 담겨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걸 우리가 '오물 풍선'이라고 부른다"며 "이게 날아가면 우리의 소중한 콘텐츠가 오물 풍선 취급당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더불어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권리자 허락 없이 불법 복제 불법 배포한 이상 법 위반이고 저작권법 133조에 따르면 문체부 장관께서 불법 복제물 또는 관련 기기를 발견할 때는 수거, 폐기,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북한까지 못 가고 우리나라에 떨어진 것도 상당히 많이 확인됐기 때문에 문체부 소관이고 이것들을 수거도 하고 확인해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장관은 "불법 복제는 저작권 위반이고 예전에 많이 수거도 하고 폐기도 많이 했다"며 "불법물 수거와 폐기는 늘 하는 일이고 특별사법경찰도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2008년 첫 장관 시절부터 저작권 문제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 의원은 "문체부에 질의했더니 임영웅이나 나훈아가 직접 대처해야 한다는 소극적 답변을 하고 있다"며 "이 오물 풍선에 가는 임영웅·나훈아 콘서트 영상과 '겨울연가'에 대해 저작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했냐"고 따졌다. 아울러 "임영웅, 나훈아에게 허락을 안 받았으면 무조건 저작권 위반이다"며 "저작권 위반이면 문체부 장관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대북전단과 함께 북한으로 달려보낸 1달러짜리 지폐 2000장./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자유북한운동연합이 6일 대북전단과 함께 북한으로 달려보낸 1달러짜리 지폐 2000장./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6월 6일 대형풍선 10개를 이용해 대북 전단 20만 장과 나훈아·임영웅 등의 트로트 노래와 '겨울연가' 등의 동영상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1달러(약 1373원) 지폐 등을 보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당시 "'대한민국은 불변의 주적일 뿐'이라고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 전단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들이 날려 보낸 대형풍선에 걸린 현수막에는 "인민의 원수 김정은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오물 쓰레기를 보냈지만, 탈북자들은 북한 동포에게 진실과 사랑을 보낸다"고 적혔다.

당시 군 당국은 이 단체가 날린 대북풍선 일부가 북한 상공으로 진입한 것을 포착했다.

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중 관련 언급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강 의원은 "얼마 전에 윤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이 우리 라디오·TV 등을 통해 더 많이 깨닫고 가치에 눈을 떠야 한다'는 '정보 접근권'이라는 조금 독특한 말을 했는데 이런 게 우리한테는 (법에) 위배되는 부분이다"라며 "오물 풍선이고를 다 떠나서 문체부 장관은 저작권법에 대해 강하게 주장해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이 부분 해결하고 보내라고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가치에 눈을 뜨도록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많은 북한이탈주민은 우리의 라디오 방송, TV를 통해 북한 정권의 거짓 선전 선동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접근권'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