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광주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자음, 모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한글날'이라고 적혀 있는 세종대왕 모습의 종이가 벽 곳곳에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광주 북구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자음, 모음 종이를 벽에 붙이고 있다. '한글날'이라고 적혀 있는 세종대왕 모습의 종이가 벽 곳곳에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일(9일)은 1446년 한글 반포 이후 오백일흔여덟돌을 맞은 한글날이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를 기념하는 경축식이 열린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9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제 578돌 한글날을 맞이해 ‘괜찮아?! 한글’을 주제로 경축식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날 경축식에는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대표는 물론 주한외교단, 한글 관련 단체, 각계 대표, 시민 등 1500여 명이 함께 한글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경축식의 주제는 '괜찮아?! 한글'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해외의 한글에 대한 관심과 위상은 높아졌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래어를 남발하고 있는 상황 등을 짚고 가자는 취지"라며 "한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정해진 주제"라고 설명했다.

경축식은 여는 이야기, 국민의례, 훈민정음 머리글 읽기, 유공자 포상, 축하말씀, 주제영상 상영, 축하공연, 한글날 노래 다 함께 부르기,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행사는 한국학 석사를 전공하고 경희대학교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우승자인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전하는 ‘한글 이야기’로 시작한다. 발표에는 외국인으로서 한글을 공부하며 느낀 생각, 한글을 사랑한 외국인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박사의 이야기 등이 담긴다.

훈민정음 머리글은 김주원 한글학회장이 원문을, 한글을 이용해 멸종위기 동물을 그리는 진관우 작가가 해석본을 낭독한다.

또 한글의 보급·발전을 위해 노력한 한글발전 유공자에게 정부포상이 수여된다. 미국에 한국문학 작품을 번역출판하고 스탠퍼드대학교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 등 한글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한 다프나 주르 교수 등 개인 8명과 칠레 센트럴대학교에 공적에 따라 훈·포장, 표창이 수여된다.

이어지는 축하공연에서는 전통 음악 리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조선팝(pop)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가수 '서도밴드'가 한글 자모로 풀어낸 민요 '한글 뒤풀이'와 '희망의 아리랑' 등을 노래한다.

이후 만세삼창은 외국인을 위한 인공지능 한국어 교육지원 플랫폼을 개발한 이르테크 곽용진 대표, '2023년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대회' 대상 수상자 스리자 폴, 최홍식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의 선창으로 시작된다.
한글날 유공 포상 수상자 명단. /자료=행안부
한글날 유공 포상 수상자 명단. /자료=행안부
행안부에 따르면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 재외공관 등에서 한글날 관련 자체 경축식, 문화공연, 글짓기 대회 등을 열 계획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총 5만여 명 이상이 각 행사에 참여해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각 기관의 누리집, 지자체 소식지 등을 통해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고유의 말인 한글은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이 1443년 창제했다. 세종은 3년 뒤인 1446년 한글을 반포해 시민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도록 했다.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지정하고 기념식을 연 '가갸날'이 시초로, 1928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1946년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이 되어 전국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한 뒤, 2006년에 국경일로 정해졌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