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에 주목하라"…美월가가 추천하는 AI수혜주 [글로벌 종목탐구]
미국 월가에서 산업용 펌프 및 밸브 제조사 플로우서브 코퍼레이션에 대한 매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TD코웬은 최근 "원자력 발전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요 회복 흐름에 노출될 수 있는 최고의 투자처 중 하나는 플로우서브"라는 보고서를 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원전으로 생산되는 무탄소 전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플로우서브가 수혜주라는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비슷한 시기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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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에 청정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TD코웬은 "휴지 상태의 기존 발전소를 재가동하는 것이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논리적인 방법처럼 보인다"며 "기존 발전소를 유지하고 개조하는 데 필요한 부품 관련 수요 증가세를 충족하기에 플로우서브가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 인프라 전문 금융인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한 신규 원전보다 기존 원자로를 활성화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빅테크들의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홀텍 인터내셔널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지원을 받아 내년 10월에 미시간주의 팰리세이드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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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털레이션 에너지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력구매계약(PPA)을 토대로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섬 원전을 2028년부터 다시 운영할 예획이다. 이와 관련해 앤드류 오빈 BoA 애널리스트는 "AI 에너지 수혜주로 발전소만 찾지 말고 발전소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TD코웬도 원자로의 유지보수, 수리, 고급 안전성 진단, 개조 등의 분야에서 큰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TD코웬은 "운영사들이 폐쇄된 발전소를 재가동하거나 현재 운영 중인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고 할 때 이는 기존 장비 공급사인 플로우서브에 상당한 기회"라며 "특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존 원자로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인 플로우서브의 업사이드가 많다"고 했다.

1997년 설립된 플로우서브는 펌프와 밸브 등 산업기계 및 장비를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원전에 5000여 개의 펌프와 1만5000여 개의 밸브를 제공해왔다. 원전에 필요한 유체 운동 제어 장치, 계측 기기 등도 공급하고 있다. 원전 부품 사업 부문은 현재 플로우서브 전체 매출에서 5%를 차지하고 있지만, AI발 전력 소비 폭증으로 이 수치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란 게 월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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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85기가와트(GW)에 해당하는 용량의 원전이 가동울 중단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TD코웬은 "전 세계에서 휴지 상태의 발전소 중 50%를 재가동한다면 플로우서브에 총 4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플로우서브는 지난 6월엔 AGI 인더스트리스에 데이터센터 냉각 장치 펌프를 5000개 납품하기로 하는 등 AI 관련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플로우서브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28% 가량 상승했다. S&P 500의 20% 상승률을 웃도는 성과다. TD코웬은 플로우서브의 목표 주가를 57달러로 제시했다. BoA가 전망한 목표 주가는 60달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