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암호화폐다. 다만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는 달러와 1 대 1 비율로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달러,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준비금으로 확보해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보증한다. 유에스디코인(USDC) 등도 같은 종류의 스테이블 코인으로 분류된다.

2022년 대폭락 사태를 겪은 테라(UST) 역시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라도 테더와 마찬가지로 1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담보 자산 없이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를 고정하려고 했다. 이때 핵심 역할을 한 게 암호화폐 루나(LUNC)다.

테라와 루나는 ‘테라스테이션’이라는 일종의 교환소에서 교환이 이뤄졌다. 블록체인상 알고리즘에 따라 1달러 가치 루나를 소각해 1테라를 발행하거나, 1테라를 소각해 1달러 가치의 루나를 발행하는 구조였다. 테라의 시장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면 1달러 가치의 루나를 소각해 1테라를 얻어 이익을 볼 수 있고, 테라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지면 1테라를 소각해 1달러 가치의 루나를 얻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런 방식은 이론적으로는 준비 자산 없이 자동으로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지만, 시장의 신뢰가 무너지거나 가격이 폭락하면 시스템이 붕괴할 위험이 컸다. 테라·루나가 휴지 조각이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규모 보유자들이 한꺼번에 테라를 매도하자 매도세가 촉발됐고, 테라는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테라 가격이 급락하자 루나 가격도 폭락했다. 알고리즘은 ‘테라=1달러’ 가치를 복구하기 위해 루나를 급격하게 발행했다. 루나 공급량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나자 가격 하락세는 거세졌고, 테라 가격도 더 하락했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테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 거래(아비트라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가치 유지 구조가 취약한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한 상품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도 있다. 팍소스골드(PAXG), 테더골드(XAUT) 등은 금 1트로이온스와 가치를 연동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