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상장을 해도 근본적인 기업가치가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주가 부양 효과가 단기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로 이사간 상장사들 주가 신통찮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파라다이스는 2.39% 내린 1만102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월 24일 이전 상장 첫날 종가(1만4240원)에 비해 22.6% 하락했다. 연초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포스코DX엘앤에프도 이전 상장 첫날 종가 대비 이날 종가가 각각 56.5%, 18.1% 떨어졌다.

통상 이전 상장은 호재로 여겨진다. 기업 위상이 높아지고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과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전 상장을 단기 호재로 보고 들어온 투자금이 이전 상장 후 한꺼번에 빠지며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와 포스코DX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직전까지 각각 15%, 45%가량 주가가 올랐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7월 19일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하루 만에 17%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엘앤에프는 이전 상장일 하루 만에 8.97% 급락했다. 포스코DX와 파라다이스도 이전 상장 첫날 각각 6%, 4% 넘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 HLB, 코스메카코리아 등이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으로의 이전 상장이 기업가치를 바꾸지는 않는다”며 “이전 상장 자체가 단기 투자 이벤트가 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