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등 서울 일부 지역의 신고가 거래를 두고 “지난 정부 때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잘못된 통계 방법으로 집값을 비교해 “오히려 시장 왜곡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요 선진국과 통계청에서 사용하는 통계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수도권 집값은 이번 정부 들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文정부 때보다 집값 더 올랐대"…파다한 소문 알고 보니
8일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이번 정부 초기 2년 동안(2022년 5월~2024년 5월 서울 공동주택 매매가격은 9.8% 떨어졌다. 수도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하락 폭은 -13.4%로 확대됐다. 같은 국가 승인통계인 주택가격동향조사를 살펴봐도 같은 기간 하락 폭은 서울에서 -6.6%, 수도권에서 -10.3%를 기록했다. 2년 동안 주택 가격이 오히려 10% 가까이 내린 셈이다.

같은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 초기 2년을 살펴보면 상승 폭이 가파르다. 실거래가지수를 기준으로 서울 주택 가격은 20.8%, 수도권은 7.7%였다. 주택동향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8.6%, 4.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 민간 조사에서 지난 정부 때(17.9%)보다 최근 서울 주택 가격 상승 폭(39%)이 크다는 결과가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업계에선 민간 조사 방식이 잘못됐다는 반응이다. 민간 조사가 사용한 평균 매매가격 단순 비교 방식은 해외에선 오류가 많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 매매가를 단순 비교하는 방식은 고가 주택이 집중 거래된 기간에 집값 변동이 없음에도 집값이 상승한 것처럼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럽연합(EU) 통계국에선 이 방식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직접 명시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주택 가격을 살펴볼 땐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하지 않는다.

업계에서 자주 활용되는 민간 통계 역시 이번 정부 집값이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선 이번 정부 초기 2년 동안 서울 집값이 5.7% 하락했다. 부동산R114 아파트 동향지수에서도 같은 기간 6.2% 내려갔다는 결과가 나왔다.

업계에선 잘못된 통계 방식으로 시장 상황을 왜곡하면 수요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