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박스권, 연말 멜트업"…네타냐후가 망치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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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연휴를 끝내고 개장한 중국 증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급등세로 출발했지만,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랠리는 식었습니다. 홍콩은 폭락했고요. 중국 노출이 많은 유럽 증시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원자재 시장에서도 실망감이 나타났지요. 철광석은 5년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했고, 구리는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8일(미 동부시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중국 실망감 등으로 인해 급등하던 원유 가격이 꺾인 게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또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 등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11월 동결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죠. AI서밋 행사를 열고 있는 엔비디아가 시장을 끌어올렸습니다. 5거래일 동안 13% 넘게 뛰어 사상 최고가에 5% 차이로 근접했습니다. 밤새 월가의 관심은 중국에 쏠렸습니다. 거시경제 부처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내년도에 집행될 2000억 위안 규모 예산을 올해 조기 집행해 5% 안팎 성장 목표치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표현했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새로운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는 각각 10% 넘는 급등세로 출발했다가 발표가 기대에 못 미치자 각각 4.59%, 8.89%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연휴 동안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홍콩 항셍지수는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9%대 급락세로 마감했죠. 이에 중국 증시의 열기가 꺾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습니다.
나타시스는 "이전 발표에 비하면 새로운 것은 별로 없고, 재정 부양에 대한 발언은 시장 예상보다 약해 보인다. 재정 지출을 앞당기는 것은 성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 더 급격한 주가 반등을 유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찰스 슈왑은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마침내 대규모 부양책의 필요성을 이해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이러한 발표에 대한 충분한 후속 조치가 없다면 랠리는 지속하지 않을 수 있으며 향후 몇 달 동안 거의 모든 상승분을 반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링링웨이 북경 주재 기자는 X를 통해 "시장에서는 2조 위안, 3조 위안 등의 중국 부양책 규모가 나돌았지만,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00억 위안을 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어제 "베이징의 소식통은 중국이 성장 지원을 위해 다음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시장의 오해'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재정 부양책은 '파이프라인'에 있지만, 일부가 추측한 것만큼 큰 것은 없다"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나 월가 다수는 여전히 중국이 계속해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증시를 살릴 것으로 봅니다. 주가가 오르지 않고선 경기가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이죠.
에버코어 ISI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설정된 예산 내에서만 계획을 내놓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주택 지원 정책은 이 기관의 담당 밖에 있다"라면서 "아직 10월 초이고 여러 촉매제가 나올 수 있는 창구가 더 남아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10월 중순의 주요 경제 데이터 발표, 10월 22일 국무원 회의 등이 그런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에버코어는 "우리는 베이징이 일련의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으며, 결국 재정부의 발표에 더 큰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는 또 "베이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할 시나리오에 대비해 재정적 여력을 남겨둘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계획된 부양책을 한 번에 모두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티그룹은 "중국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 많은 회의론이 남아 있지만, 세 가지 이유로 강세장이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첫 번째로는 지금까지 랠리는 기업 및 가계가 지난 몇 년간 축적한 저축을 투자한 데 따른 것으로 빌린 자금이 아직 투입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인민은행에서 저렴한 투자 자금을 기관투자자와 기업에 빌려주기로 했기 때문에 랠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는 금융시장과 소비자 부문의 확실성이 더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대한 상향 수정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재정 부양의 규모는 상당하며 주식 랠리 자체가 2년 동안 위축되어온 소비 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세 번째는 낮은 증시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중단되어온 상장(IPO)이 이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국유기업 등 많은 기업의 IPO가 모두 끝날 때까지는 완화적 통화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중국 시장의 불안에도 미국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0.2~0.4% 오름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먼저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게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국제 유가는 중국의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63% 폭락한 배럴당 73.5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중동 관련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 총리였던 야이르 라피드는 미국 반대를 무시하고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나 석유 인프라를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지만,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는 개의치 않는 사람입니다. 미 국방부무는 이스라엘의 요하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수요일 워싱턴을 방문해 이란 공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카네기 평화재단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연구원은 "갈란트가 미국에 올 예정이라면, 이란에 대한 대응이 늦춰진 게 분명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방문이 전격 취소됐습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에서 이란 공격안이 결정될 때까지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즉 공격 방안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자체 결정한 뒤 통보하러 보내겠다는 얘기입니다. 어디를 공격할까요? 보도는 엇갈립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군사 및 정보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NBC는 "이란의 군사 및 정보 인프라, 방공 및 에너지 시설을 표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Fed가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약화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어제부터 연이어 나오고 있는 Fed 인사들이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금리 인하는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덕분입니다.
뉴욕 연은의 윌리엄스 총재가 대표적입니다. 윌리엄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9월의 "매우 좋은" 고용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가 여전히 강력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해 남은 두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각각 25bp 인하를 암시하는 점도표가 "아주 좋은 기본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목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리를 수요를 억제하지 않는 "중립"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스는 내년에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동 사태와 유가 상승에 관해 "확실히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거비 인플레이션 등에 대해선 낙관적이었습니다. "아마도 과거 사건의 효과를 반영하는 것일 것이다. 미래 데이터는 우리 목표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Fed 멤버들의 발언도 대동소이했습니다. 애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9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매우 건강한 수준의 일자리 창출은 매우 환영할 만한 것"이라면서도 "개별 지표에 집중하지 말라. 여러 가지 지표는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Fed는 모든 요인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완화하는 비용이 너무 늦게 너무 적게 완화하는 비용보다 더 크다고 본다. 정책 금리를 점진적으로 더 낮추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적절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약간은 매파적이었는데요. 그는 9월 50bp 인하에 찬성하기 전에도 점진적 인하를 주장했었습니다. 그는 9월 50bp 인하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2% 목표에 더 빨리 가까워지고 있으므로 적절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윌리엄스 총재를 포함한 Fed 멤버들의 최근 발언을 들어보면, 9월 강력한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Fed의 금리 인하가 후퇴할 것이란 견해가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목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컨센서스가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월가에서는 9월 고용 데이터가 너무 강하게 나왔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계절 조정 때문에 부풀려 졌다는 것이죠. MUFG는 지난 9월에 적용된 계절 조정이 올해 들어 가장 컸고, 작년 9월만큼만 적용했다면 10만 개 이상 적은 수치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9월 조사의 응답률이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는 점에서 상당 폭 하향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늘 전미중소자영업자연맹(NFIB)의 중소기업 낙관지수 조사에서도 노동 시장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습니다. 9월 지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해 91.5를 기록했습니다. 사업 전망에 대한 응답이 개선됐고 인플레이션 우려, 고용 관련 어려움이 조금 해소된 덕분입니다. 고용 관련 답변을 살펴보면 9월에 임금을 인상한 회사의 순 점유율은 23%로 떨어져서 2021년 4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요. 사람을 구하지 못해 비어있는 미충원 직책을 보고한 회사도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즉 사람 구하기가 쉬워졌고, 임금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에서는 11월 동결 베팅이 전날 15.6%→13.4%로 살짝 낮아졌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도 급등세를 멈췄습니다. 오후 4시 3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1.2bp 내린 4.014%에 거래됐고요. 2년물은 4.2bp 하락한 3.962%를 기록했습니다. 미 재무부의 국채 3년물(580억 달러) 입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응찰률이 2.452배로 최근 6회 평균(2.574배)보다 낮아지면서 발행 금리는 3.878%를 기록했습니다.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3.871%보다 0.7bp 높은 것입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가 급등한 만큼 수요가 높을 것으로 봤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채 경매 결과가 나온 뒤 시장 금리는 약간 상승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네드 베이비스 리서치는 "2년물 수익률이 4%를 다시 넘어서면서 매수할 것을 권한다. 1970년부터 따져보면 Fed의 첫 번째 금리 인하 후 단기 금리는 향후 1년간 12번 중 10번 하락했다. 상승한 경우는 1980년과 1998년 두 번뿐이었다. 그리고 금리 인하 사이클 전체 동안 단기 수익률이 상승한 경우는 1998년뿐"이라고 밝혔습니다. 10년물 수익률도 단기적으로 더 크게 뛸 것으로 보는 곳은 많지는 않습니다.
UBS의 레슬리 팰코니오 채권 전략 헤드는 "10년물 수익률 범위를 3.5~4.0%로 유지한다. 우리는 9월 초 올해 최저치인 3.59%에 도달한 후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예상대로 시장은 지나치게 비둘기파적이었던 Fed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기대를 수정했다. 한때 올해 80bp 인하가 가격에 반영되었지만, 이제 50bp 이하로 낮아졌다. 한때 220bp가 넘었던 총 인하 예상은 이제 150bp에 그친다. 이는 Fed가 점도표에서 제시한 200bp보다도 낮다. 경착륙 위험이 가라앉으면서 시장이 보는 최종 금리는 우리 예상인 3.25~3.50%에 가까워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연말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기존 3.75%로 유지했습니다. 마크 카바나 채권 전략 헤드는 "10년 수익률이 4%에서 4.25% 범위에 있다면, Fed가 데이터와 상관없이 4%로 인하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매수 기회가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Fed가 지난달 50bp 금리를 인하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 Fed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한 올바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장기 금리는 여기에 머물거나 약간 상승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재정 적자, 녹색 경제, 인구통계학, 잠재적 에너지 가격 쇼크와 같은 요인으로 인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이먼은 특히 재정 적자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어느 시점에는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금리 향방은 단기적으로 목요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CPI) 데이터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월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데이터를 기대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에 따르면 월가 주요 금융사는 9월 헤드라인 CPI가 전월 대비 0.09%, 전년 대비 2.3%, 근원 CPI는 각각 0.26%와 3.2% 상승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8월보다 낮아지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죠.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어제 급락세를 보였던 기술주로 매수세가 쏠렸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97%, 나스닥은 1.45% 급등했고 다우는 0.30%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선 피터슨 파생 분석가는 "유가 하락이 주식 반등에 도움이 되었다. 자금 흐름이 기술 분야로 되돌아왔고, 엔비디아는 3개월 최고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아침부터 급등하더니 4.05%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주 젠슨 황 CEO가 CNBC에 출연해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미쳤다(insane)"라고 말한 뒤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는데요. 밤새 대만의 폭스콘이 블룸버그에 엔비디아의 블랙웰 AI 칩에 대한 "미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다고 밝힌 뒤 뛰어올랐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블랙웰(B200) 칩 가격이 지금 주력인 호퍼(H200)보다 약 60~70%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블랙웰 매출이 내년 1분기에 호퍼 매출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블랙웰 매출은 4분기 50억~100억 달러, 내년 1분기에는 그 세 배에 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종별로는 IT가 2.12%나 올랐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1.07%) 임의소비재(+1.04%) 필수소비재(0.67%)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에너지(-2.63%)와 소재(-0.37%) 등 두 개 업종만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월가는 전반적으로 10월은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11월 5일 대선이 치러지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연말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시장이 지난 몇 주 동안 일정한 거래 범위에 갇혀 있다. 상승을 뒷받침하는 힘은 네 가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부양책이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재정 부양에도 나서고 있다. 또 경제는 회복력 있는 성장세를 보인다. 디스인플레이션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 이익도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힘들이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과 맞물려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그래서 밀고 당기는 일종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어떤 날은 지정학적 위험이나 대선 리스크 같은 외부 요인에 더 노출되면서 하락한다. 이런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시장이 급격히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상방 편향이 남아 있긴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은 상태라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선 불확실성이 크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것이란 관측도 많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선거운동의 마지막 달에 접어들면서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다. 펜실베이니아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은데, 지난달 여론조사를 평균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포인트 미만으로 앞선다. 지난 2개월 동안 대선 경쟁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분열된 정부의 가능성은 커졌다.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웨스트버지니아와 몬태나를 차지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면 공화당은 51-49의 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하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열된 정부는 극적인 경제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줄일 것이며, 경제가 매우 잘 돌아가고 있는 시기에 시장은 이를 위안으로 여길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는 "연말까지의 추가 상승을 부추길 촉매제가 무엇인지 논의가 많다. 지금은 중동 분쟁이 유가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경제 성장과 고용은 건강하다. 더 중요한 것은 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2025년까지 지속한다는 점이다. 세계 2위 경제인 중국도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그래서 계절적으로 나쁜 10월에 지정학적 분쟁 및 대선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대선이 끝나면 작은 멜트업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 첫 번째, 세계 1, 2위 경제가 경기 부양을 하고 있고 두 번째, 경제의 지속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세 번째,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건강하다. 네 번째는 최근 상향 조정된 국내 총소득(GDI)을 기반으로 기업 이익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3분기 어닝시즌이 이번 주 개막됩니다. 금요일 JP모건 등 주요 금융사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요.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이익이 4.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30일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에 비해 기대치가 낮아진 것이죠. 다만 일반적으로 월가 추정은 어닝시즌이 시작하기 전 몇 달간 하향 조정됩니다. 지난 20년간 6~9월 하향 수정 폭은 3.2%포인트에 달합니다. 올해가 3.6%포인트보다 예년보다 살짝 큰 편이죠.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어닝시즌에 대한 기준은 높지 않아졌다. 기업들이 거시적 역풍을 잘 견뎌내고 낮은 금리로 인해 이익 개선의 조기 징후를 보여주는 한, 주식은 보상을 받을 것이다. 이는 앞으로 랠리가 지속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펩시코가 아침에 3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는데요. 주당순이익(EPS)은 2.31달러로 월가 추정 2.29달러를 넘었지만, 매출은 233억2000만 달러로 컨센서스 239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로도 0.6% 감소했는데요. 펩시코는 일부 제품 영역에서의 북미 판매 부진, 제품 리콜, 지정학적 긴장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는 1.92% 상승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또 "2012년부터 따져본 결과, 어닝시즌에 먼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성과가 전체 분기 성과와 70% 상관관계를 보인다"라며 "지금까지 21개 회사가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이들의 76%가 EPS에서, 67%가 매출에서, 또 62%는 둘 다에서 모두 월가 추정을 상회했다. 이는 역사적 평균인 71%/63%/49% 및 지난 2분기 84%/53%/47%와 비교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어제까지 실적을 내놓은 기업 성과를 보면 이번 3분기 어닝시즌도 괜찮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