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대전 화암동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의 대전 화암동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업황 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석유화학 제품 공급이 과잉되자 생존 대책을 R&D에서 찾는 것이다. 범용 제품에서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연구개발 강화…스페셜티 친환경 신제품 개발
금호석유화학그룹은 ‘미래 신성장 사업 개발’을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채택했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친환경 자동차 판매 증가 등 산업 변화에 발맞춰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핵심 제품은 전기자동차 타이어를 제조할 때 필요한 고기능성 합성고무인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다. 기존 고무보다 내마모성, 안전성, 연비를 높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유럽연합(EU)이 시행 예정인 유로7(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고자 SSBR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우수한 표면 접지력과 내구성이 요구되는 레이싱 타이어용 SSBR도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
박찬구 회장
합성수지 부문에선 스티로폼으로 불리는 발포폴리스틸렌(EPS)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EPS는 주로 건축용 판물, 포장재를 만들 때 사용된다. 회사는 폐스티로폼을 사용해 생산된 범용목적폴리스티렌(GPP)을 기반으로 EPS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재활용률 50%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됐다. 회사 관계자는 “ 향후 가전 포장재용으로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고객사와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자회인 금호피앤비화학은 친환경 에폭시 기술 선점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재료연구원과 ‘재활용 가능한 열경화성 수지 제조기술’ 관련 계약을 맺었다. 우선, 풍력 터빈 블레이드용 에폭시 재활용 기술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재활용하기 어려운 풍력 터빈 블레이드용 수지를 분해시킨 뒤, 에폭시 수지나 탄소섬유 등의 원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이 제품을 선박 구조물, 승용 및 대형 차량의 수소저장탱크용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용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금호석유화학과 일본 미쓰이화학의 합작사 금호미쓰이화학은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생산능력을 기존 연 41만t에서 올해 61만t까지 증설한다. 해당 라인에 친환경 원료재생 공정 기술도 도입 중이다. 이를 통해 MDI를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인 염산과 폐수를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과 원가 경쟁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금호미쓰이화학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올해 말까지 고객사와 공동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인증을 위한 기술 연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인 금호폴리켐은 친환경 자동차용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타이어 튜브, 차량용 웨더스트립 등에 사용되는 특수합성고무인 에틸렌프로필렌디엔모노머(EPDM) 등을 개발 중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