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롯데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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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의 최대 화두는 ‘질적 성장’이다. 기존 사업들이 대규모 설비를 통한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면, 앞으론 고부가가치 중심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가 질적 성장을 이끈다.

기초화학은 ‘자산 경량화’와 운영 효율 극대화를 추진 중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밑으로 내릴 예정이다. 첨단소재는 2030년까지 매출 8조원을 웃도는 주력 사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두 사업에서 창출한 재원은 기업가치를 견인할 정밀화학, 전지 소재,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 육성에 집중 투자한다.

정밀화학은 친환경 그린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신사업을 추가로 지속 발굴해 매출을 2030년 5조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고수익이 나는 셀룰로스 제품은 기존에 진출한 산업용, 식의약용 분야에서 생산량을 증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키로 했다. 의약, 대체 단백질, 친환경 등 신규 그린 소재 분야로 진출도 꾀한다. 롯데정밀화학의 그린 소재 사업 부문은 이 회사 매출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부터 헤셀로스, 메셀로스, 애니코트, 식의약 생산라인 등 약 3500억원을 들여 설비 및 생산라인 증설에 투자하고 있다.

전지 소재는 양극박과 음극박 중심으로 2030년 매출 7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양극박은 롯데인프라셀이, 음극박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담당한다. K배터리사의 동박 공급 1위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와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페인, 미국에 생산기지를 준비하고 있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예정인 하이엔드 품질의 동박 수주 활동을 지속하고 전고체 전해질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 상업화에 힘쓰고 있다. 국내와 헝가리에 공장을 구축하고 있는 롯데인프라셀은 미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독일 컨스텔리움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헝가리 공장에서의 안정적인 원재료 물량 확보와 유럽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롯데 화학군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암모니아와 청정 수소를 활용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2030년 매출 4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글로벌 제약사 BMS로부터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하며 생산 기반을 갖춘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 생산시설 구축을 시작했다. 지난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L의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1공장은 2026년 준공 후 2027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월 청주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신공장을 준공하며 연간 약 2만기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 라인을 확보했다. 이브이시스는 롯데그룹의 유통, 호텔, 서비스 등의 사업 분야에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올해 말까지 도심 인접 지역 충전 거점을 750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이노베이트의 초실감형 메타버스 ‘칼리버스’도 지난 8월 오픈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로 구현하고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하며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화하고 있다. 플레이 공간 ‘오리진 시티는 잠실 롯데월드보다 34배 크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