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글로벌화 대토론회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화 추진해야"
“창업 후 국내에서 성장한 뒤 해외로 진출하는 방식은 너무 늦다.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선 양적 팽창이 아닌 글로벌화를 통한 질적 팽창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해비치호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오동윤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한국의 GDP 규모는 1962년 24억 달러에서 2022년 1조 6733억 달러로 700배가량 증가했으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원인은 부진한 혁신과 글로벌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단순 제품이 아닌 생산 및 경영활동에 이르기까지 기업 경영 전반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글로벌 벨류체인(Global Value Chain)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특히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제조, 유통, 마케팅, 디자인, 연구개발(R&D)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업체간의 이업종 협업으로 진행해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 토론에나온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최근 ‘한류’ 붐을 타고 K-푸드, K-뷰티 등 한국 제품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중소제조업의 90% 이상이 내수시장에만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좁은 내수시장, 저성장 고착화, 알리·테무 등 외국기업과의 경쟁 불가피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했다.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은 무역·투자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지난 8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중소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향후 양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수소,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무역·투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유럽 시장에서 한류 열풍으로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진 지금이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기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의 현지 파트너십 구축 및 현지 기업·기관과의 협력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재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라 자원 부국이자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가 급부상하면서 중소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인허가,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 등 애로가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은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한인 네트워크 활용이 필수”라며 “지난해 출범한 재외동포청과 관련해 협회 및 기관이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