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수주 잭팟'…사우디도 반한 네이버 '신기술' 정체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네이버 사옥을 찾았다. 네이버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아랍에미리트(UAE) 토후국 7곳 중 하나인 샤르자의 왕자인 셰이크 사우드 빈 술탄 알 카시미도 지난 7일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방문했다. 네이버가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해외를 상대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8일 파이살 빈 아야프 사우디 리야드시장, 무함마드 알부티 사우디 국립주택공사(NHC) CEO 등이 대규모 참관단을 꾸려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했다고 9일 발표했다. 참관단엔 아심 알슈하이바니 리야드홀딩컴퍼니(RHC) CEO, 파하드 알나피 리맛어드밴스드 CEO 등이 포함됐다. 모두 네이버가 사우디에서 벌이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인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 관련 주요 협력사다. 공직자가 아닌 현지 기업 CEO들이 1784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을 만나 구체적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사우디에 중동 총괄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항공 사진과 AI를 활용해 10㎝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사우디를 시작으로 중동 다른 국가에도 ‘소버린 AI(자체 데이터로 AI 역량 확보)’ 노하우를 전파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UAE 샤르자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도 시작했다. UAE 샤르자 왕실 고위 대표단은 지난해 6월 네이버 1784를 찾은 데 이어 이달 7일 각 세종을 방문했다. 다음날인 8일엔 경기 판교에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찾았다. 셰이크 사우드 왕자 등 방문단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기술 등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방문단은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샤르자 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과 관련한 협력을 제안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 교통부,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도 찾아왔다”며 “다양한 국가와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