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 꽃게 어획량이 작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기후로 꽃게가 잡히는 서해 연안의 수온이 이례적으로 높아져 꽃게 어장이 넓게 분산된 영향이다.

9일 수산업협동조합이 서해 13개 수역의 위판장을 조사한 결과 올해 가을 조업기(8월 21일~9월 29일 기준) 꽃게 어획량은 2433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44t의 꽃게가 잡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꽃게 어획량이 반 토막 났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평균 물량(3927t)과 비교해도 확연히 적다.

꽃게 물량이 줄어들자 소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수산물 유통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활어 수꽃게(대, 3~4마리 기준)의 평균가는 3만1470원이다. 1년 전 2만4000원에 비해 31% 비싸다. 8월 말 ㎏당 700~800원대였던 대형마트 소매가도 900~1100원대로 소폭 올라섰다.

가을 꽃게는 8월 말 금어기가 해제된 뒤 조업을 시작한다. 보통 10월 초가 되면 어획량이 서서히 줄어든다. 다만 올해는 어획량 감소폭이 예년보다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해의 한 어민은 “올해 꽃게철은 평년보다 일찍 끝날 것”이라고 했다.

꽃게가 예년보다 덜 잡히는 이유는 고수온 현상이다. 꽃게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데 폭염으로 바닷물 온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자 꽃게 서식지가 넓게 분산되면서 조업이 어려워진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이 최근 늘어난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중국 어선은 짝을 지어 그물을 끄는 쌍타망 방식으로 꽃게를 대량으로 잡아간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