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도시가스 업체 도쿄가스가 미국 텍사스의 주요 천연가스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셰브런과 협상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 발언을 인용해 “셰브런이 동부 텍사스의 천연가스 자산을 도쿄가스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텍사스와 루이지애나를 가로지르는 주요 가스 생산 지역인 헤인즈빌 셰일에 있는 셰브런의 자산을 놓고 수개월 동안 협상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산에는 대부분 개발되지 않은 291㎢ 토지가 포함돼 있다. 해당 토지가 보유한 가스 양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거래 가치가 최대 1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셰브런은 수십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비핵심 자산 매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번 거래를 하고 있다. 이는 53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기업 헤스 인수를 마무리하는 데 중요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도쿄가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가스 공급원인 미국 셰일가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일본으로서도 안정적인 가스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도쿄가스는 미국 천연가스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12월 록클리프에너지를 27억달러에 인수해 헤인즈빌 셰일 지역에서 입지를 다진 게 대표적이다.

도쿄가스는 이후 이 지역에서 하루 평균 약 13억세제곱피트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헤인즈빌 셰일 지역은 멕시코만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인접해 있다. 도쿄가스는 지난 2월 북미 무역 및 마케팅 그룹인 암에너지 지분 49%를 인수하는 등 미국 가스 사업 확장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댄 피커링 피커링에너지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거래는 도쿄가스와 셰브런 양사에 충분히 타당하다”며 “도쿄가스에는 추가 인수 대상으로 적합하며, 셰브런으로서도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합리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