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싱가포르 렉처’에 연사로 나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싱가포르 렉처’에 연사로 나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9일 미·중 패권 경쟁과 관련해 “규범에 입각한 국제 질서라는 틀 안에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의) 국익이 걸려 있을 때는 양쪽에 솔직한 입장을 전달해 문제가 합리적으로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시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 강연에서 ‘미·중 갈등과 관련한 한국의 정치적·정책적 고려 사항’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외교와 대외정책의 근간은 한·미 동맹”이라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중국은 대한민국의 안보, 경제,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 존중과 국제 규범과 원칙에 입각한 공동 이익 추구라는 차원에서 대중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중국과의 관계에서 각급 대화 채널과 관계가 복원되고 있다”며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서로 오해 없이 건설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라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방점을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8·15 통일 독트린’과 관련해 “통일은 대한민국이 누리는 자유주의 체제를 북으로 확장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더 공고히 하고,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인권에 대해 알림으로써 북한 주민이 자유 통일을 갈망하는 여건을 조성하면서 통일이 국제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공감대를 갖도록 연대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 통일 한반도가 실현되면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