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 "'애니', 뮤지컬 교과서 같은 작품"…송일국 "의미 남달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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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워벅스 역 남경주·송일국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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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후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부모님을 기다리는 고아 소녀 애니가 부르는 '투모로우(Tomorrow)'는 작품을 대표하는 넘버다. 뮤지컬 '애니'를 본 적 없는 사람일지라도 '투모로우'는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곡이다. 내일은 근심·걱정이 사라질 거라며 내 꿈을 펼치겠다고 외치는 '애니'의 청명한 목소리는 1930년대 대공황을 겪는 미국 뉴욕에도 희망을 안겼다.
어린 배우들에 둘러싸여 워벅스를 소화하는 사람은 40년 경력의 '베테랑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뮤지컬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는 송일국이다.
서울 모처에서 만난 남경주는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은 10명인데 더블 캐스팅이라 총 스무명이다"라며 "아이들이 지치지 않는 것 같다. 연습실부터 지금 공연장에서도 에너지가 넘쳐서 그걸 보는 즐거움이 있다. 딸 가진 아빠이다 보니 아이들하고 교감할 때, 특히 애니와 연기할 때 너무 행복하다"며 흐뭇해했다.
그는 "공연 모니터링을 하면서 반성도 많이 한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굉장히 귀에 잘 꽂히는 소리이지 않냐. 정확한 대사 전달이 큰 울림을 주더라. 감정 전달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대사 전달이 우선이다. 감정이 앞서다 보면 의미가 전달이 안 돼 놓치는 때가 많은데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워벅스가 최종원 선배님, 그레이스(워벅스의 비서)가 윤석화 선배님, 루즈벨트가 최불암 선생님, 헬리건(고아원 원장)이 윤소정 선생님이었다. 그때 최종원 선배님이 강인한 워벅스를 표현하려고 머리도 밀었었다. 그걸 보면서 '나중에 세월이 지나면 나도 저 배역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면서 "좋은 기회로 꿈을 이룬 요즘,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애니'를 "뮤지컬계 클래식", "교과서적인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유를 묻자 "스토리가 전형적인 해피엔딩이고 어렵지 않다. 돈만 좇던 사람이 고아 소녀를 통해 자기 인생을 돌아보고, 소녀를 보듬어 안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의 내용이다. 갈등이 그렇게 많지 않다. 클래식에서 변형된 최근 작품들은 갈등 구조도 많고 메인 플롯이 있으면 서브플롯이 몇 개씩이나 있다. 뮤지컬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보면 너무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남경주와 더블 캐스팅이 된 사실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한 송일국이었다. '애니'는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에 이은 세 번째 뮤지컬이다. 송일국은 돌연 휴대폰을 꺼내더니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악보에 마이크, 녹음 프로그램에 간이 건반까지 마치 작곡가 작업실과 같은 책상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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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은 "'애니'는 나한테도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까지 노력한 것의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한 번도 내 작품으로 해놓은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바꿨다"며 거듭 휴대폰을 내밀어 보였다. 그러면서 "관객들한테 희망을 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니'는 오는 27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이후 오는 11월 15~17일에는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