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추 대신 '앱만추'…데이팅 앱 믿어도 될까 [백광현의 페어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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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누군가의 주선으로 남녀가 일대일로 만나는 소개팅은 설레기도 하지만, 지인을 통하는 만큼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의 편리함을 이용해 소개팅의 부담감을 줄인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새로운 연애 트렌드로 떠오르며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요즘에는 이성을 만날 때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앱을 ‘데이팅 앱’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온라인 데이트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결합된 개념입니다.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데이팅 앱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관련 시장 규모가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소셜데이팅 사업자는 특정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이성 간의 연결을 주선해 주는 과정에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회원이 입력한 신상정보 등을 바탕으로 1인 또는 복수의 이성을 소개하면 회원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게 되고, 상대방 역시 자신을 선택하는 경우 실제 만남이 성사되게 되는 구조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함으로 데이팅 앱을 이용했다가 데이팅 앱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경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서울 강남에 사는 대학생 A씨는 데이팅 앱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이상형 사진을 보고 B앱에 바로 가입했고, 이성을 소개받기 위해 디지털콘텐츠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사진은 B앱의 광고모델이었습니다. A씨는 구매한 디지털콘텐츠를 환불 요청했지만 B앱 사업자는 A씨가 디지털콘텐츠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절했습니다.
소셜데이팅 앱의 특성상 앱에 실제로 어떤 이성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지는 A씨 같은 소비자가 해당 앱에 가입해 이를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B앱 사업자가 광고모델을 마치 일반 회원인 것처럼 앱에 사진을 게시한 것은 A씨가 그 사진을 실제 회원인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B앱 사업자의 행위는 소비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구입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은폐,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B앱에 게시된 광고모델 사진을 보고 해당 인물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고 생각하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A씨를 유인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B앱 사업자의 행위는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거래하는 행위로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통신판매업자가 판매하는 재화 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2항 각호의 청약철회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 또는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 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B앱 사업자가 판매하는 디지털콘텐츠는 A씨가 구매한 후 앱 내에서 일부만의 사용이 가능한 가분적인 디지털콘텐츠입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2항 제5호 단서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디지털콘텐츠의 일부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고 남은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 또는 디지털콘텐츠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B앱 사업자가 A씨에게 구매한 디지털콘텐츠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환불이 불가하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거짓된 사실을 알린 것이고, 통상적으로 A씨는 이처럼 B앱 사업자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경우 환불권 행사를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될 것이므로 이는 A씨의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이성소개앱 사업자의 거짓·과장·기만적인 광고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소셜데이팅 앱이 200개 이상 출시된 상태입니다. 국내 소비자지출 상위 10개 앱 중 3개가 데이팅 앱일 정도로 소셜데이팅 시장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사용의 편리함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특히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횟수가 더 많아진 현대 사회에서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맞춰 데이팅 앱 사업자도 소비자들이 믿고 편리하게 이성 소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준수에 조금 더 노력해 준다면, 보다 유용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앱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이처럼 요즘에는 이성을 만날 때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앱을 ‘데이팅 앱’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소셜데이팅 서비스는 온라인 데이트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결합된 개념입니다. 20~3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데이팅 앱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관련 시장 규모가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소셜데이팅 사업자는 특정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이성 간의 연결을 주선해 주는 과정에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업자가 회원이 입력한 신상정보 등을 바탕으로 1인 또는 복수의 이성을 소개하면 회원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하게 되고, 상대방 역시 자신을 선택하는 경우 실제 만남이 성사되게 되는 구조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리함으로 데이팅 앱을 이용했다가 데이팅 앱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경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서울 강남에 사는 대학생 A씨는 데이팅 앱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이상형 사진을 보고 B앱에 바로 가입했고, 이성을 소개받기 위해 디지털콘텐츠도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사진은 B앱의 광고모델이었습니다. A씨는 구매한 디지털콘텐츠를 환불 요청했지만 B앱 사업자는 A씨가 디지털콘텐츠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절했습니다.
소셜데이팅 앱의 특성상 앱에 실제로 어떤 이성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지는 A씨 같은 소비자가 해당 앱에 가입해 이를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B앱 사업자가 광고모델을 마치 일반 회원인 것처럼 앱에 사진을 게시한 것은 A씨가 그 사진을 실제 회원인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B앱 사업자의 행위는 소비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구입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은폐,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B앱에 게시된 광고모델 사진을 보고 해당 인물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고 생각하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A씨를 유인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B앱 사업자의 행위는 기만적인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거래하는 행위로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통신판매업자가 판매하는 재화 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2항 각호의 청약철회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 또는 재화 등을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 철회 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B앱 사업자가 판매하는 디지털콘텐츠는 A씨가 구매한 후 앱 내에서 일부만의 사용이 가능한 가분적인 디지털콘텐츠입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2항 제5호 단서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디지털콘텐츠의 일부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고 남은 부분에 대해서는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 또는 디지털콘텐츠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는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B앱 사업자가 A씨에게 구매한 디지털콘텐츠의 일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환불이 불가하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거짓된 사실을 알린 것이고, 통상적으로 A씨는 이처럼 B앱 사업자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경우 환불권 행사를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될 것이므로 이는 A씨의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이성소개앱 사업자의 거짓·과장·기만적인 광고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소셜데이팅 앱이 200개 이상 출시된 상태입니다. 국내 소비자지출 상위 10개 앱 중 3개가 데이팅 앱일 정도로 소셜데이팅 시장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사용의 편리함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특히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횟수가 더 많아진 현대 사회에서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맞춰 데이팅 앱 사업자도 소비자들이 믿고 편리하게 이성 소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준수에 조금 더 노력해 준다면, 보다 유용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의 앱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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