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분쟁 잠시 잠잠하자 WTI 0.45%하락 [오늘의 유가]
유가가 화요일 5% 폭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잠잠한 가운데 미국과 아랍국가들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의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회담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부를 덮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림 폭이 줄어들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33달러(0.45%) 내린 배럴당 73.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 대비 0.60달러(0.78%) 하락한 배럴당 76.58달러에 마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 대신 군사 시설을 보복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유가를 밀어 올리던 동력이 약해졌다. 미국 언론과 이스라엘 언론은 자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시설로 목표물을 바꿀 수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0월 4일로 끝난 일주일간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많은 580만 배럴이나 증가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연료 수요가 감소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오닉스 캐피탈 해리 칠링구리아어 리서치부문장은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거시경제의 지속적인 약세로 인한 가격 하락 우려를 간과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기적인 유가 상승 요인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에선 초대형 허리케인 밀튼의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가솔린 수요가 늘어났고, 약 4분의 1의 주유소에서 재고가 소진됐다. 향후 원유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스라엘-이란 분쟁 잠시 잠잠하자 WTI 0.45%하락 [오늘의 유가]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습하거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분쟁지역이 된다면 유가는 다시 급반등할 수 있다. 스트라테가스의 라이언 그라빈스키 디렉터는 이날 투자 노트에서 "유가는 하락 위험이 커졌다"며 "여기서부터 유가가 더 오르려면 지속 가능한 형태의 공급 중단이 발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전날 급락했음에도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해 원유 생산이 중단되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20달러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마라톤 페트로리엄의 로스앤젤레스 정유공장 저장 탱크 / 사진=Reuters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마라톤 페트로리엄의 로스앤젤레스 정유공장 저장 탱크 / 사진=Reuters
이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