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사진=이솔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이솔 기자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쓰고 있지만, 중간 배당을 지급한 상장사는 많이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배당을 한 상장사는 전체의 4%에 불과했다. 개인 배당금 순위에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1위에 올랐다.

1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2596개 상장사를 조사한 결과, 상반기 중 1번 이상 배당을 한 기업은 103개였다. 지난해(97곳)보다 6곳 늘었지만, 전체 상장사의 4% 수준에 불과했다.

상반기 중 1·2분기 모두 배당을 한 기업은 21곳으로, 지난해(16곳)와 비교해 5곳 늘었다. 이 기간 배당 총액은 전년(9조4071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상반기 배당총액은 11조41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배당 총액이 1000억원을 넘는 기업은 총 15곳으로, 1년 새 3곳 늘었다. 1000억원 이상을 배당한 기업들의 업종은 반도체, 금융지주, 통신 등에 한정됐다. 리더스인덱스는 "정부가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밸류업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상장사 실적이 부진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배당금이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4조9000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배당 규모는 전체 상장사의 40%를 웃돌았다.

2위는 현대자동차가 차지했다. 배당 금액 증가율은 1위다. 현대자동차는 1·2분기 모두 배당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배당금(3929억원) 대비 167.6% 증가한 1조51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이 지난해(3919억원)보다 53% 늘어난 6001억원으로 3위, 신한금융지주가 0.4% 증가한 5484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4132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와 동일한 3794억원으로 6위, SK텔레콤이 2.6% 감소한 3534억원으로 7위에 올랐다. 8위는 하나금융지주로 1.4% 줄어든 3415억원, 9위는 우리금융지주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2673억원을 배당했다. 10위는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시작한 KT(2458억원)였다. 이 외에도 HD현대가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1272억원을 기록했으며, BNK금융지주도 두 배가량 늘어난 801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배당금 순위에서는 홍라희 전 관장이 상반기 배당금 809억 원을 수령하며 1위에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704억 원의 배당금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524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378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46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342억원으로 6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9억원으로 7위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5억원으로 8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84억원으로 9위,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부회장이 77억원으로 10위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