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킴스클럽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미국 직수입 오렌지를 골라 담고 있다.  이랜드 제공
이랜드킴스클럽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미국 직수입 오렌지를 골라 담고 있다. 이랜드 제공
오렌지 농가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 변화와 병충해까지 확산한데다 이번엔 허리케인 밀턴까지 다가오고 있어서다. 허리케인의 경우 복구에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오렌지 가격 안정세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의 오렌지 농장들은 허리케인 밀턴의 직격탄에 대비하고 있다. 거대한 풍속의 밀턴이 오렌지 수확을 어렵게 하고 복귀에도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에서 1500~2000개 오렌지 농당을 운영하는 플로리다 시트러스 뮤추얼의 매트 조이너 대표는 "업계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상 기후에 병충해·허리케인까지…'삼중고' 오렌지, 식탁서 사라지나 [원자재 포커스]
플로리다의 오렌지 농장은 최근 몇년 동안 지속적인 병충해와 이상 기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기후 변화와 병충해 확산으로 오렌지 재배 규모가 줄면서 오렌지 공급량은 수요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플로리다로 몰려오는 허리케인의 빈도가 높아지자 오렌지 농장들은 제대로 대책 마련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허리케인의 피해를 복구하기도 전에 새로운 허리케인이 몰려오는 식이라서다.

2017년과 2022년 허리케인 상륙 이후 플로리다주 오렌지 농장의 생산량은 예전에 비해 약 60% 감소했다. 특히 이번 밀턴의 경우 플로리다주 오렌지 생산지의 중심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상위 5개 오렌지 농장 중 4곳이 직접적인 경로에 있을 전망이다.

WSJ는 "허리케인으로부터 오렌지를 보호할 방법이 거의 없다"며 "통상 10월 초에 조기 수확이 시작돼 다음해 5월까지 오렌지 주스를 만드는 데 지금 시기에 허리케인이 오면 다 익은 오렌지가 떨어지고, 나무는 망가진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에서 생산된 오렌지는 대부분 주스로 사용된다.

CNBC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최근 오렌지 생산량은 빠르게 줄었다. 1998년 플로리다주의 오렌지 재배 면적은 2662㎢ 이상이었다. 지난해엔 1226㎢에 그치며 25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의 선물 가격은 올 8월 말에 파운드당 5.06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은 미국 대표 오렌지 산지인 플로리다주에 허리케인과 한파가 닥친 2022년 말부터 급격히 올랐다.

이날은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한 파운드당 4.7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WSJ는 "오렌지 농가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들이 더 전해지면 오렌지 가격이 극적으로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