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탄핵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도저히 못 견디겠다면 임기 도중에도 그만두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탄핵을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9일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잘못된 말씀이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게 이재명 대표다운 것"이라며 "어떤 말을 했을 때 모든 사람이 똑같이 해석하면 그 해석이 맞는 거다. 그런 것 우겨봐야 좀 구질구질하지 않나"라고 직격했다.

이날 이 대표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 "대의민주주의는 머슴·심부름꾼·일꾼을 뽑고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주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도 대리인이)영 못한다면 도중에 바꾸는 것이 대의민주주의고 헌법이 만들어 놓은 민주주의 제도라는 당연한 얘기를 했더니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한연희 후보 지원 유세에서 "일을 제대로 못 하면 혼을 내 선거에서 바꾸고,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대의 정치"라고 발언했다. 정치권과 대다수 언론은 이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사'로 해석했고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일자 "나는 (탄핵) 얘기한 일이 없는데, 여당에서 그렇게 우기더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임기 안에 도저히 못 견디겠다, 그러면 도중에라도 바꾸는 게 대의민주주의"라며 재차 정권심판론을 강조한 셈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정문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 정문 앞에서 10·16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저는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그 얘길 아시냐.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머릿속에 딴 생각이 가득 들어있으면, 다른 사람이 멀쩡한 얘기를 해도 딴생각으로 해석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막 탄핵 얘길 한다"며 난 안 했다. 분명히 다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은 9일 밤 YTN 뉴스에 출연해 "민주주의는 국민이 국민의 대표를 뽑아서 그들이 잘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고 적어도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나라를 팔아먹는 죄를 짓지 않는 한 대통령의 5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맞다"라면서 "지금 김건희 여사 등 문제 때문에 자꾸 탄핵을 언급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당혹스럽고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특히 위증교사라든지 또는 쌍방울 대북 송금 대납 등으로 자기네들도 녹록지 않다는 판단하고 있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이런 식의 악순환을 여당과 대통령이 먼저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인데 끌어내릴 수 있는 방안이 탄핵 아닌가. 선출직을 임기 도중에 잘못하면 끌어내릴 수 있는 방안이 (탄핵) 아니면 뭐 혁명을 하겠다는 건가"라며 "탄핵 얘기하기 조금 부담스러우니까 저렇게 말장난하는 거 아닌가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