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최혁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사진=최혁 기자
올 3분기 부진한 잠정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에 대해 증권가가 4분기 실적 눈높이도 낮추면서 주가가 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10일 오전 9시19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1.66%) 떨어진 5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매도물량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도 350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장중 5만원대로 떨어진 적은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5만원대에서 마친다면 지난해 3월16일(종가 5만9900원)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올 3분기 삼성전자 잠정 실적을 확인한 증권가는 4분기에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실적 발표에서 제시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약속은 또 다시 지켜지지 못했고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했던 비메모리도 일회성 비용으로 적자가 확대됐다"며 "경험적으로 볼 때 이 같은 케이스는 연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감안하면 4분기에도 실적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을 감안해도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지나치게 부진한 실적"이라며 "전통적으로 재고조정과 완제품 관련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4분기에도 경쟁 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실적이 우상향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3.48% 오르면서 삼성전자와 엇갈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조755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SK하이닉스는 2018년 3분기 기록한 역대 분기 최고치(6조4274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노 센터장은 "과거 클라우드 성장기를 보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 과잉을 이유로 주문을 줄이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었고, 겨울이 찾아왔다"며 "하지만 AI 칩셋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HBM의 가격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D램을 12장 쌓는 12단 HBM을 만드는 공법에서도 SK하이닉스의 제작 방법에 대한 고객사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당장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경쟁력 격차를 좁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