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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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25억달러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자금이 3년4개월만에 최대 규모로 빠져나가간데다, 채권자금 유입이 줄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만에 순유출이 발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은 -25억3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 8월 36억3000만달러 순유입됐던 것에 비해 50억달러 넘게 자금이 더 빠져나갔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27억800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증권투자자금은 주식과 채권으로 분류된다. 이중 주식자금의 순유출 폭이 -55억7000만달러로 컸다. 8월 -18억5000만달러에 이어 두달 연속 순유출이 나타났다. 한은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순유출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출 폭은 지난 2021년 5월(-82억3000만달러) 이후 3년4개월만에 가장 컸다.
채권자금은 30억4000만달러 순유입됐지만 8월 54억7000만달러에 비해 유입 폭이 20억달러 넘게 쪼그라들었다. 한은은 "단기 차익거래 유인이 확대되면서 중장기채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지속됐다"면서도 "대규모 국고채 만기 상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9월 중 원·달러 환율은 대폭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지난 8월말 달러당 1336원에서 9월말 1307원80전으로 내렸지만 지난 7일 1346원70전으로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 컷(금리 0.50%포인트 인하)으로 9월 중 달러화 약세가 나타났지만 이달들어 고용지표 호조 등이 확인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인 영향이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8월말 연 3.09%에서 9월말 연 2.99%로 내렸다가 지난 7일 연 3.10%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변함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가 8월말 연 3.90%, 9월말 연 3.78%, 지난 7일 연 4.03% 등으로 요동치자 한국도 반응한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