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반성문' 썼는데…"기술력 자부"한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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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40년 기술력 비결 소개
AI 성장 맞춰 HBM 기술 개발에 '올인'
이례적 반성문 낸 삼성전자와 대조적
AI 성장 맞춰 HBM 기술 개발에 '올인'
이례적 반성문 낸 삼성전자와 대조적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들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수장 명의의 '반성문'을 내놓은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자사 기술력을 자부하면서 엇갈린 표정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40년간 쌓아올린 자사의 기술경쟁력을 앞세우면서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지능형반도체(PI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AI) 메모리를 대표적 성과로 내세웠다.
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실리콘관통전극(TSV),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고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4년 후 이 기술을 토대로 한 1세대 HBM을 출시했지만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회사는 '최고 성능'을 목표로 후속 개발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며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기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엔 HBM3 12단(24GB)을, 올해 들어선 HBM3E 12단(36GB) 양산에 성공했다. '업계 최고 성능'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제로 AI·고성능 컴퓨팅(HPC)에 최적화된 HBM3로 업계 안팎에서 주목 받았고 이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이 무렵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0%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AI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곳에서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를 집중 생산할 계획이다. 같은 달엔 대만 TSMC와도 기술 협약을 맺었다. 고객·파운드리·메모리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센트릭'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ICT 기기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환경을 말한다. 이를 위해 40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올해는 PIM, CXL, AI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으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며 르네상스의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 데이터센터용 초고속·고용량 eSSD를 개발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솔리다임과 합작해 개발한 '60TB QLC(Quad Level Cell) eSSD'가 대표적이다. 또 2025년 출시를 목표로 300TB 용량의 eSSD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PIM, CXL, SSD 등 다양한 AI 메모리는 더 넓은 대역폭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거나 직접 연산한 결괏값만 프로세서로 전달,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 AI 학습·추론 성능을 높인다"며 "AI 메모리 발전은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더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어 더 빠르고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변화한 AI 서비스에 발맞춰 각 고객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혁신 소자 기반의 차세대 이머징 메모리(새로운 형태·원리 기반의 메모리 기술) 또한 개발중"이라며 "41주년을 맞은 회사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 모든 제품이 AI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The Heart of AI’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사업 수장을 맡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저희 삼성전자 경영진은 여러분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며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 관측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사업부를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SK하이닉스는 40년간 쌓아올린 자사의 기술경쟁력을 앞세우면서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지능형반도체(PI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이 집약된 인공지능(AI) 메모리를 대표적 성과로 내세웠다.
SK하이닉스, 40년 기술력 성장 배경 소개
SK하이닉스는 10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배경으로 'AI 산업의 성장'을 지목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집중해 내실을 다졌다는 것.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실리콘관통전극(TSV),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고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4년 후 이 기술을 토대로 한 1세대 HBM을 출시했지만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무르익지 않아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회사는 '최고 성능'을 목표로 후속 개발에 매진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며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기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엔 HBM3 12단(24GB)을, 올해 들어선 HBM3E 12단(36GB) 양산에 성공했다. '업계 최고 성능'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실제로 AI·고성능 컴퓨팅(HPC)에 최적화된 HBM3로 업계 안팎에서 주목 받았고 이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이 무렵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0%를 기록했다.
5세대 HBM 등 '업계 1위' 리더십 지속 강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5세대 HBM인 HBM3E를 개발해 글로벌 유수의 IT 기업에 공급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초당 1.2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한다.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AI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곳에서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를 집중 생산할 계획이다. 같은 달엔 대만 TSMC와도 기술 협약을 맺었다. 고객·파운드리·메모리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센트릭'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ICT 기기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환경을 말한다. 이를 위해 40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올해는 PIM, CXL, AI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으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며 르네상스의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버, 데이터센터용 초고속·고용량 eSSD를 개발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솔리다임과 합작해 개발한 '60TB QLC(Quad Level Cell) eSSD'가 대표적이다. 또 2025년 출시를 목표로 300TB 용량의 eSSD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대응 라인업도 "탄탄" 자신감
온디바이스 AI에 대응하기 위한 라인업도 "탄탄하다"고 자신했다. AI 스마트폰 성능을 끌어올릴 저전력 D램 'LPDDR5X'를 2022년 11월 출시했고 지난해 1월엔 업그레이드 버전인 'LPDDR5T'를 선보인 것. 같은 해 11월엔 이를 모듈화한 'LPCAMM2'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AI 데스크톱과 노트북에서 탁월한 성능이 기대된다.SK하이닉스는 "HBM, PIM, CXL, SSD 등 다양한 AI 메모리는 더 넓은 대역폭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거나 직접 연산한 결괏값만 프로세서로 전달,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 AI 학습·추론 성능을 높인다"며 "AI 메모리 발전은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더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어 더 빠르고 효율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변화한 AI 서비스에 발맞춰 각 고객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혁신 소자 기반의 차세대 이머징 메모리(새로운 형태·원리 기반의 메모리 기술) 또한 개발중"이라며 "41주년을 맞은 회사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 모든 제품이 AI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The Heart of AI’ 시대를 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반성문 공개…"송구하다" 사과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반성문'을 공개하고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을 향해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반도체 사업 수장을 맡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저희 삼성전자 경영진은 여러분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며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 관측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사업부를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