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쌓이는 등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숨고르기'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10% 올랐다. 29주 연속 상승세다. 상승 폭은 전주(0.10%)와 동일했지만 한 달 전(0.23%·지난달 9일 기준)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8월 둘째주(0.32%) 5년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뒤 지난달 셋째주부터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며 주춤했다. 특히 이번 주 0.01% 오른 관악구는 조만간 보합(0%)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금천구(0.03%) 구로·도봉구(0.04%) 등도 서울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강남구(0.18%→0.20%) 송파구(0.13%→0.14%) 등은 오름폭이 커졌다.

수도권 지역에선 하락 전환한 지역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 연수구는 지난주 0.01%에서 -0.02%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지난주 보합세를 나타낸 경기 김포는 0.06% 빠졌다. 김포시 마산동 ‘e편한세상 한강신도시 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 4일 4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8월 거래가(4억6000만~4억9700만원)에 비해 최대 4700만원 내렸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7월 7만6000건으로 줄어든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8만3000건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 후 30일 내 신고)은 이날 기준 2172건으로, 8월 거래량(6144건)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지 관심을 모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후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보다 대출 규제 효과가 강해 연말까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김소현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