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미국 대선과 '두 개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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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판세 美 대선서
외교·안보 정책도 첨예한 대립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전쟁 양상
선거 결과 따라 요동칠 전망
혼돈 속 '北 모험주의' 가능성 커
각종 변수, 철저하게 대비해야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외교·안보 정책도 첨예한 대립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전쟁 양상
선거 결과 따라 요동칠 전망
혼돈 속 '北 모험주의' 가능성 커
각종 변수, 철저하게 대비해야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국제사회의 관심이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쏠려 있다. 대선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민주당 캠프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견고한 위치에 서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화당 측은 콘크리트 지지층의 압도적인 지지와 펜실베이니아 등 핵심 경합주에서 ‘샤이 트럼프’의 결집을 기대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승을 전망한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해리스 부통령의 ‘박빙 우세’로 평가된다.
다만 미국 대선이 득표수가 아니라 선거인단 확보 경쟁이라는 점에서 2016년 대선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45대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총득표수에서 286만 표 넘게 선전했으나 선거인단 확보에서 크게 밀려 낙선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단위 지지율 조사에서 평균 3%포인트 내외로 앞서면서도 ‘언더독’(상대적 약자)을 자처하며 자세를 낮추는 이유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통상은 물론 외교·안보 정책 등 모든 분야에서 정반대의 공약을 주장하며 격돌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맞물려 ‘두 개의 전쟁’이 요동칠 개연성도 커졌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등 분쟁국 지도자들의 사활적 노력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에서 연설하던 시간 이스라엘군은 기습적으로 레바논 다히예를 공습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시온주의에 도전하는 ‘저항의 축’ 모두를 공격할 태세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박빙 우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해리스 부통령이 공약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기회의 경제’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위협받고 있고, 미국 내 아랍계 유권자들은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며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전쟁 폭주에 따른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해리스 후보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무능론을 부각하면서 ‘전쟁 수혜’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략적 실패로 귀결시키고자 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과 가치 연대의 결속은 후퇴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선 개입’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 대선 경합주를 방문한 배경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DC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양당 대선 후보와 연쇄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자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스크랜턴 육군 탄약공장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300만 발 이상의 155㎜ 포병 탄약을 지원한 미국 정부와 노동자들에게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방문을 ‘대선 개입’으로 규정하고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 해임을 촉구하는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대선 국면을 자국의 안보 이익에 활용하면서 ‘두 개의 전쟁’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미국은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북한도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미가 북한 주권을 침해할 경우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동원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대규모 수해로 인한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향후 핵군축 협상에 대비해 미국 대선 국면을 틈타 군사적 모험주의에 나설 공산이 크다.
북한 당국이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사회주의헌법 일부 내용을 개정했으나 김 위원장이 지시한 자주·평화 통일 원칙 삭제 등 ‘적대적 두 국가론’ 조치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력을 통한 영토 완정(完征)이라는 북한 정권의 대망(待望)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미국의 리더십 교체와 북한의 제7차 핵실험, 두 개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전략적 동시성’에 대비해 정치권의 초당적 협치는 물론 우리 정부의 비상한 대비 태세가 중요한 시기다.
다만 미국 대선이 득표수가 아니라 선거인단 확보 경쟁이라는 점에서 2016년 대선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45대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총득표수에서 286만 표 넘게 선전했으나 선거인단 확보에서 크게 밀려 낙선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전국 단위 지지율 조사에서 평균 3%포인트 내외로 앞서면서도 ‘언더독’(상대적 약자)을 자처하며 자세를 낮추는 이유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통상은 물론 외교·안보 정책 등 모든 분야에서 정반대의 공약을 주장하며 격돌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맞물려 ‘두 개의 전쟁’이 요동칠 개연성도 커졌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등 분쟁국 지도자들의 사활적 노력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에서 연설하던 시간 이스라엘군은 기습적으로 레바논 다히예를 공습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시온주의에 도전하는 ‘저항의 축’ 모두를 공격할 태세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박빙 우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해리스 부통령이 공약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기회의 경제’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위협받고 있고, 미국 내 아랍계 유권자들은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반발하며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전쟁 폭주에 따른 중동 지역의 불안정은 해리스 후보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해리스 무능론을 부각하면서 ‘전쟁 수혜’를 노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략적 실패로 귀결시키고자 했던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과 가치 연대의 결속은 후퇴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선 개입’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 대선 경합주를 방문한 배경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DC를 찾아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양당 대선 후보와 연쇄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자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스크랜턴 육군 탄약공장을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300만 발 이상의 155㎜ 포병 탄약을 지원한 미국 정부와 노동자들에게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방문을 ‘대선 개입’으로 규정하고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 해임을 촉구하는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대선 국면을 자국의 안보 이익에 활용하면서 ‘두 개의 전쟁’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미국은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북한도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미가 북한 주권을 침해할 경우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공격력을 동원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대규모 수해로 인한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향후 핵군축 협상에 대비해 미국 대선 국면을 틈타 군사적 모험주의에 나설 공산이 크다.
북한 당국이 지난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사회주의헌법 일부 내용을 개정했으나 김 위원장이 지시한 자주·평화 통일 원칙 삭제 등 ‘적대적 두 국가론’ 조치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력을 통한 영토 완정(完征)이라는 북한 정권의 대망(待望)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미국의 리더십 교체와 북한의 제7차 핵실험, 두 개의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전략적 동시성’에 대비해 정치권의 초당적 협치는 물론 우리 정부의 비상한 대비 태세가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