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병원, 학교, 호텔 등에 기업용 전자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2030년까지 이 부문 매출을 지금의 두 배인 10조원으로 키우기로 했다. 세계 최고 가전 기술력을 상업 공간에 적용해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전기차 충전, 의료용 모니터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매출 10조원 자신 있다”

LG전자 "2030년 병원·호텔 등 기업판매 10조"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10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정에서 받은 신뢰를 병원, 학교, 호텔 등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상업용 제품에 눈독 들이는 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신기술이 상용화돼 상업 공간에서 고사양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장 본부장은 “매출 10조원 목표가 도전적이지만 충분히 이룰 수 있다”며 “LG전자가 지닌 디바이스 장점에 AI 역량을 합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LG가 BS 부문 두 배 성장을 자신하는 건 상업용 제품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 가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사이니지, 의료용 모니터, 전기차 충전기에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LG가 가장 잘하는 분야다.

LG전자가 가장 공들이는 품목은 사이니지다. 야외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파인피치(픽셀 간격 2㎜ 이하)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를 앞세워 관련 시장을 휩쓴다는 계획이다. 터치 스크린을 누르면 제품 정보를 바로 찾아볼 수 있는 투명 사이니지 판매도 본격화한다. 이 제품이 있는 카페에선 메뉴를 누르면 재료와 영양소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호텔에는 벽면 그림을 대체할 수 있는 무(無)베젤 사이니지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업용 사이니지의 화두는 AI 챗봇 기능을 적용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라며 “AI를 넣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용 모니터·충전기 육성

의료용 모니터는 5년 내 ‘글로벌 톱3’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의 의료용 모니터 사업은 처음 시작한 2016년 이후 매년 2배씩 커지고 있다.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의료용 모니터 총 14종,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 6종을 50여 개국에 판매 중이다.

의료 분야에도 AI가 적용되면서 고성능 모니터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수술용 미니 LED 모니터, 맘모그래피(유방 촬영) 특화 모니터, 화면 분할 기능을 갖춘 고해상도 제품 등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턴키 수주’(일괄 판매) 방식으로 글로벌 병원을 공략할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은 2030년까지 미국 급속충전기 시장에서 8% 점유율을 확보해 차세대 유니콘 사업(연 매출 1조원)으로 키우기로 했다.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뒀다. 장 본부장은 “구체적인 시점을 밝힐 수 없지만 M&A를 한다면 신사업을 벌이는 스타트업 등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 BS 부문 사업을 전개할지, 어떤 역량을 보강할지에 따라 M&A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