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위 임상시험수탁업체(CRO) 시믹이 한국 밴처캐피털(VC)의 주선으로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을 만나 유망 기술 사업화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믹은 국내 바이오 회사의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1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에선 한·일 바이오 가교 역할을 해온 UTC인베스트먼트 주도로 시믹과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간 미팅 행사가 열렸다. 김승용 UTC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시믹은 대형 제약사 등을 고객사로 보유한 기업”이라며 “한국 바이오 기업이 일본에 진출할 때 기술이전 혹은 공동개발의 ‘다리’를 놓아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해 5년 동안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미타케 아키히사 시믹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바이오 플랫폼 협업은 양국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UTC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포트폴리오는 총 65개다. 그중 20여 개를 시믹에 소개했고 현재 6건의 협력 사업이 진행 중이다. 미타케 대표는 “한국은 일본보다 디지털 헬스케어, AI 등에 강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다”며 “한·일 모델을 넘어 아시아 바이오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UTC인베스트먼트 소개로 국내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iPSC)기업 넥셀은 시믹의 지원을 받아 다이닛폰인쇄주식회사(DNP)에 계약금 180억원을 받고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기초과학은 발달했지만 기술 상용화가 더딘 일본의 수요와 연구개발(R&D) 및 업무 속도는 빠르지만 대형 제약사와의 접점이 부족한 한국의 수요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요코하마=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