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기본계획 같이 세우자"…장상윤 수석, 의료계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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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의정 토론회'
'대화·소통 필요하다' 공감대
증원·필수의료 해법 엇갈려
'대화·소통 필요하다' 공감대
증원·필수의료 해법 엇갈려
정부가 의료계와 함께 20여 년간 방치된 보건의료기본법상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환자 중심 의료체계’를 위해선 의료 시스템 근본 변화를 위한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이에 화답한 것이다.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은 10일 서울대의대 비대위가 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서 “의료 청사진에 해당하는 보건의료기본법상 기본계획 수립을 20년간 하지 않았다는 (의료계) 지적이 뼈아팠다”며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힘을 모아 기본계획을 세우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살든, 어떤 병에 걸리든 제때 치료받도록 하겠다는 게 의료개혁의 목표”라며 “의료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 제정된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법안 제정 후 해당 계획은 한 번도 마련되지 않았다. 의료계는 한국 의료시스템의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3분 진료’ 등을 해결하려면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장 수석의 발언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대의대 비대위가 대통령실에 제안해 마련됐다. 올해 2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의정 토론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대 정원 확대안’에 대해선 입장차만 확인했다. 장 수석은 “의사 전공이 더 세분화되고 의사당 진료시간이 줄어드는 것 등을 고려하면 2035년까지 의대 정원을 2000명이 아니라 4000명 늘려야 한다”며 “의대 증원안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에 청중석에 있던 의료계 관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지역·필수의료 문제 해법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강희경 서울대의대 비대위원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한국이 세계 최고”라며 “전문과목 진료를 하지 않는 게 문제고 그 원인은 소송, 수가, 배후진료”라고 했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소득이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그동안 보건의료는 건강보험 재정에 의존하고 정부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지만 내년 국가 재정 2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히자 의료계 측 토론자조차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진료로 바쁜 의사들이 정부 정책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도 양측 간 갈등이 악화한 원인이었다는 의미다.
장 수석은 “희망의 싹을 봤다”며 “형식 등을 떠나 의료계가 (토론 등에) 적극 참여해 희망의 싹을 틔우고 결실을 봐 달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은 10일 서울대의대 비대위가 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서 “의료 청사진에 해당하는 보건의료기본법상 기본계획 수립을 20년간 하지 않았다는 (의료계) 지적이 뼈아팠다”며 “지금이라도 의료계와 힘을 모아 기본계획을 세우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살든, 어떤 병에 걸리든 제때 치료받도록 하겠다는 게 의료개혁의 목표”라며 “의료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 제정된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법안 제정 후 해당 계획은 한 번도 마련되지 않았다. 의료계는 한국 의료시스템의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3분 진료’ 등을 해결하려면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장 수석의 발언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대의대 비대위가 대통령실에 제안해 마련됐다. 올해 2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의정 토론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대 정원 확대안’에 대해선 입장차만 확인했다. 장 수석은 “의사 전공이 더 세분화되고 의사당 진료시간이 줄어드는 것 등을 고려하면 2035년까지 의대 정원을 2000명이 아니라 4000명 늘려야 한다”며 “의대 증원안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에 청중석에 있던 의료계 관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지역·필수의료 문제 해법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강희경 서울대의대 비대위원장(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한국이 세계 최고”라며 “전문과목 진료를 하지 않는 게 문제고 그 원인은 소송, 수가, 배후진료”라고 했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소득이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그동안 보건의료는 건강보험 재정에 의존하고 정부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지만 내년 국가 재정 2조원을 투입한다”고 밝히자 의료계 측 토론자조차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진료로 바쁜 의사들이 정부 정책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것도 양측 간 갈등이 악화한 원인이었다는 의미다.
장 수석은 “희망의 싹을 봤다”며 “형식 등을 떠나 의료계가 (토론 등에) 적극 참여해 희망의 싹을 틔우고 결실을 봐 달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