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9월 미국 소비자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작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채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증시, CPI·실업보험 모두 악재…약보합 마감
1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88포인트(0.14%) 하락한 42,454.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99포인트(0.21%) 내린 5,780.05,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9.57포인트(0.05%) 밀린 18,282.05에 장을 마쳤다.

개장 전 주요 주가지수는 선물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며 끈질긴 모습을 보인 데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1년 2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고용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9월 CPI가 전월보다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1% 상승보다 높은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 올라 마찬가지로 시장 예상치 2.3%를 상회했다.

9월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3.3% 오르며 시장 예상치 3.2%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3% 올라 예상치 0.2%를 상회했다.

또한 지난 5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5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3만3천명 늘어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23만1천명을 웃도는 수치다.

또한 작년 8월 첫째 주의 25만8천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기도 했다.

실업보험이 늘어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여력이 더 생긴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금리인하 기조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어 예상치보다 많은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고용 불안을 자극하는 재료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S&P500은 0.47%, 나스닥지수는 0.75% 갭 하락한 채 이날 장이 열렸다.

하지만 갭을 줄이려는 평균회귀성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지수는 낙폭을 줄였고 장 중 여러 차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보합으로 마감하게 됐다.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실업보험 수치는 허리케인이나 보잉 파업 같은 외생적 요인의 시작일 뿐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중요한 경제 지표가 왜곡되는 흐름에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발언도 나왔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9월 CPI가 나온 뒤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의) 이런 변동성은 11월에 (금리 인하를) 잠시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부합한다"며 11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분명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겹치며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FOMC 의사록에선 9월 회의 당시 25bp 금리인하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더 있었고 향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인하 경로가 매끄럽지 않으면 그 자체로 투자자들이 피하려는 불확실성 요소가 된다.

다만 11월 동결 확률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금리 선물시장은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마감 무렵 15%로 줄었다.

25bp 인하 확률은 85%로 더 올라갔다.

다른 연준 인사들은 금리인하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나의 현재 경제 전망에 따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책 금리를 더 중립적인 수준으로 움직이는 과정을 이어 나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전반적인 추세는 분명히 인플레이션이 많이 떨어졌고, 고용 시장이 완전 고용으로 간주하는 수준까지 냉각되었다는 것"이라며 연방기금금리가 장기적으로는 현재 수준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이 보합권에서 움직이면서 주요 기술기업의 주가도 큰 움직임은 없었다.

엔비디아는 1.63% 오르며 시가총액이 3조3천68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시총 2위 자리를 조금 더 굳혔다.

반면 AMD는 이날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그래픽칩(GPU) '블랙웰'에 대항하는 반도체 '인스팅트 MI325X'를 새롭게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사로잡지 못한듯 주가는 4% 하락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플로리다주를 초토화하면서 유니버설보험의 주가는 12% 급등했다.

제약회사 화이자는 행동투자자 스타보드밸류가 회사의 전직 임원 2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언한 뒤 약 3%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1% 이상 등락한 업종은 없었다.

에너지와 재료, 기술만 상승했고 나머지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부동산은 1% 가까이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7포인트(0.34%) 오른 20.93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