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대박 이 정도?…"새벽 4시부터" 인파 몰린 이곳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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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셰프 '도량' 웨이팅 인파 화제
OTT 효과에…중국인 유학생도 찾아
연인·가족과 찾는 흑백요리사 식당
서촌에 흑백요리사 식당 5곳 위치
OTT 효과에…중국인 유학생도 찾아
연인·가족과 찾는 흑백요리사 식당
서촌에 흑백요리사 식당 5곳 위치

11일 오전 8시20분께 서울 종로구 서촌의 중식당 '도량' 앞.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35명의 인원이 식당 맞은편 대기 줄에 서 있었다. 줄의 가장 앞에서 담요를 어깨에 걸치고 있던 시민은 "흑백요리사 보고 맛이 궁금해 와봤다"며 도착 시간을 밝혔다.
'웨이팅의 웨이팅'도 마감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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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로 도착했다는 30대 오모 씨는 오전 7시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는 "원래 금요일이 휴일이라 시간을 냈다"며 "새벽 2시부터 왔다는 블로그 후기도 있던데 그렇게까진 못했고 여자친구와 함께 와보고 싶어 줄을 섰다"고 말했다.

대기표를 배부하던 도량 관계자는 "찾아주시는 분들이 밖에서 최대한 오래 기다리시지 않게끔 고민하다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이라며 "임태훈 셰프님도 한정 수량 메뉴인 동파육을 최대한 많이 제공하기 위해 매일 새벽까지 일하고 계신다.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모두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오전 8시께 방문해 '예비 번호'를 받은 20대 대학원생 여모 씨는 "최근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김도윤 셰프의 '윤서울'을 갔었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원래 음식점 앞에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데 '흑백요리사' 식당만큼은 줄을 서도 될 것 같다고 판단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임태훈 셰프도 이날 한경닷컴 측에 "많은 분이 저희 도량을 찾아와 주신다"며 "오전 일찍 오셨음에도 식사를 못 하고 가시는 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거듭 감사를 표했다.
도량이 유독 인기 끈 이유는

해당 요리는 지난해 12월 성시경의 유튜브 먹방 콘텐츠인 '먹을텐데'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당시 성시경은 "최근에 먹은 동파육 중 가장 맛있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9일 식당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 방송 직후 출연 셰프 식당의 평균 예약 증가율은 14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도량은 캐치테이블 내 인기 검색어 순위 2위를 기록했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도량이 인기 요인과 관련해 "파인다이닝에 비해 가격대가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웨이팅 문화에 비교적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이 가격 접근성이 낮은 식당을 위주로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관계자는 "흑백요리사 관련 식당은 대부분 예약제 식당이 많다. 현장 대기가 가능한 식당이 드물어 수요가 도량에 몰린 경향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촌에 방문객이 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량 외에도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세프들의 업장이 다수 자리 잡고 있어서다. 오쁘띠베르(박준우 셰프), 421소호(이태우 셰프), 팔발라(채낙영 셰프), 네기 실비(장호준 셰프)다. 현재 위 식당들도 온라인상에서 방문 후기가 쏟아지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맛은 영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며 "셰프들의 탈락 여부, 순위와 무관하게 방송에 출연한 식당들이 두루 사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