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에 700억을…" '흑백요리사' 열풍의 이면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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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K-예능'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인기와 함께 K-예능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입증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독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지난 9일 발표된 넷플릭스 TOP10에서 비영어 TV 부문 1위에 오르며 공개 첫 주부터 3주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켰다. 국내를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국 1위를 포함, 총 18개국 TOP 10에 오르며 열풍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제작된 예능이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한 것은 최초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17일 공개 이후 출연 셰프들의 식당 예약이 쇄도할 정도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8일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된 최종 우승자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11만명이 한꺼번에 몰려 예약 플랫폼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요식업계가 들썩일 정도로 '흑백요리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응이다. 수십명의 요리사들이 한꺼번에 불과 물을 쓸 수 있도록 특수 설계를 한 1000평 규모의 스튜디오에서 압도적인 규모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는 '흑백요리사'다. '흑백요리사' 공개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공동 연출을 맡은 김은지 PD는 "대한민국 요리 예능 역사상 이런 스케일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케일에 걸맞게 미션도 고심해서 만들었다. 전 세계 요리 서바이벌 역사상 본적 없는 볼거리가 아닐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흑백요리사'의 구체적인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예능 관계자들은 넷플릭스 블록버스터급 예능 제작비가 50억원에서 100억원 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와 비슷하지 않겠냐"고 관측하고 있다. 앞서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TOP 10 정상에 오른 '피지컬:100' 시즌1의 제작비가 100억원 상당의 제작비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예능 제작 시스템을 고려하면 단연 손꼽히는 액수지만, 최근 치솟은 드라마 제작비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의 경우 시즌1과 시즌2을 동시 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총제작비는 700억원 정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와 예능은 제작 여건이 다르다. 세트 제작부터 투입 인력까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드라마 제작에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유명 스타들의 출연료다. 특A급 한류 스타들의 경우 회당 출연료가 10억원을 넘길 정도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제작비까지 늘어났다. 앞서 투자나 편성을 위해 무리하게 출연료를 지급해왔지만, 최근에는 그만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주요 배우, 감독 등 '키맨'이 되는 주요 인물만 데리고 일본 등 해외에서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제작 편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제작비가 없어서 엎어졌다"는 말이 나오고, "몸값을 줄여서라도 일하고 싶다"는 배우들까지 등장했다.
드라마에 비하면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은 예능 성공 사례는 국내에선 티빙의 유료가입자수기여자수에서 드러났다. 티빙은 올해 1분기 신규 유료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50%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가 연속 흥행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웰메이드 예능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제작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최근 방송 채널의 예능 화제성이 유튜브 등 웹 콘텐츠에 밀리고 있고,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른 OTT 플랫폼에서 이런 대형 프로젝트 제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신규 프로그램 론칭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넷플릭스의 경우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2018년 선보인 후 2022년까지 4년간 단 6개의 예능만 선보였다. 이후 점차 숫자를 늘리더니 올해엔 예능 페스티벌 간담회에서 "1년에 10개 작품 이상 제작할 수 있다"며 매달 새로운 예능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목표를 전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최근 몇 년간 다수의 예능 제작사들과 파트너십을 관계를 쌓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좋은 성과가 나올 경우 이를 확대해 오고 있다. '흑백요리사'를 제작한 스튜디오슬램의 대표 IP인 '크라임씬' 시리즈의 새 시즌이 넷플릭스에서 선보여지는 게 "우연은 아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블록버스터급 예능 콘텐츠 신규 제작이 사실상 넷플릭스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비 단가 협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사실상 넷플릭스 독점 형태가 되면서 한국 제작사의 하청업체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한 방송관계자는 "'피지컬:100'부터 '흑백요리사'까지 흥행하면서 한국 예능 콘텐츠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입증됐지만, 제작 환경은 나아진 게 전혀 없다"며 "오히려 예산이 크게 들어가는 기획의 경우 넷플릭스만 바라보는 상황이라 더욱 어려워졌다"고 귀띔했다.
다만 넷플릭스 관계자는 "항간에 떠도는 작품별 제작비 규모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드라마에 비해 늦게 시작한 넷플릭스 예능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어 보일 수 있다. 허나, 장르, 포맷을 가리지 않고 (넷플릭스의) 멤버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쇼들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의 기획 의도를 충실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창의적 의도와 치열한 고민을 통해 탄생한 '흑백요리사'가 전 세계에 한국 콘텐츠와 문화의 힘을 알린 것 처럼 시리즈, 영화, 다큐멘터리 등 장르 구분없이 웰메이드 한국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한국 콘텐츠의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흑백요리사'는 지난 9일 발표된 넷플릭스 TOP10에서 비영어 TV 부문 1위에 오르며 공개 첫 주부터 3주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켰다. 국내를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국 1위를 포함, 총 18개국 TOP 10에 오르며 열풍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제작된 예능이 3주 연속 글로벌 1위를 한 것은 최초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내세운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17일 공개 이후 출연 셰프들의 식당 예약이 쇄도할 정도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8일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된 최종 우승자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11만명이 한꺼번에 몰려 예약 플랫폼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요식업계가 들썩일 정도로 '흑백요리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반응이다. 수십명의 요리사들이 한꺼번에 불과 물을 쓸 수 있도록 특수 설계를 한 1000평 규모의 스튜디오에서 압도적인 규모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평을 받는 '흑백요리사'다. '흑백요리사' 공개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공동 연출을 맡은 김은지 PD는 "대한민국 요리 예능 역사상 이런 스케일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케일에 걸맞게 미션도 고심해서 만들었다. 전 세계 요리 서바이벌 역사상 본적 없는 볼거리가 아닐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흑백요리사'의 구체적인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예능 관계자들은 넷플릭스 블록버스터급 예능 제작비가 50억원에서 100억원 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와 비슷하지 않겠냐"고 관측하고 있다. 앞서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TOP 10 정상에 오른 '피지컬:100' 시즌1의 제작비가 100억원 상당의 제작비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예능 제작 시스템을 고려하면 단연 손꼽히는 액수지만, 최근 치솟은 드라마 제작비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경성크리처'의 경우 시즌1과 시즌2을 동시 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총제작비는 700억원 정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와 예능은 제작 여건이 다르다. 세트 제작부터 투입 인력까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드라마 제작에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들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유명 스타들의 출연료다. 특A급 한류 스타들의 경우 회당 출연료가 10억원을 넘길 정도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제작비까지 늘어났다. 앞서 투자나 편성을 위해 무리하게 출연료를 지급해왔지만, 최근에는 그만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주요 배우, 감독 등 '키맨'이 되는 주요 인물만 데리고 일본 등 해외에서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제작 편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제작비가 없어서 엎어졌다"는 말이 나오고, "몸값을 줄여서라도 일하고 싶다"는 배우들까지 등장했다.
드라마에 비하면 적은 제작비가 투입되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은 예능 성공 사례는 국내에선 티빙의 유료가입자수기여자수에서 드러났다. 티빙은 올해 1분기 신규 유료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보다 50%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가 연속 흥행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웰메이드 예능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제작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최근 방송 채널의 예능 화제성이 유튜브 등 웹 콘텐츠에 밀리고 있고,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른 OTT 플랫폼에서 이런 대형 프로젝트 제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신규 프로그램 론칭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넷플릭스의 경우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2018년 선보인 후 2022년까지 4년간 단 6개의 예능만 선보였다. 이후 점차 숫자를 늘리더니 올해엔 예능 페스티벌 간담회에서 "1년에 10개 작품 이상 제작할 수 있다"며 매달 새로운 예능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목표를 전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최근 몇 년간 다수의 예능 제작사들과 파트너십을 관계를 쌓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좋은 성과가 나올 경우 이를 확대해 오고 있다. '흑백요리사'를 제작한 스튜디오슬램의 대표 IP인 '크라임씬' 시리즈의 새 시즌이 넷플릭스에서 선보여지는 게 "우연은 아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블록버스터급 예능 콘텐츠 신규 제작이 사실상 넷플릭스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비 단가 협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사실상 넷플릭스 독점 형태가 되면서 한국 제작사의 하청업체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한 방송관계자는 "'피지컬:100'부터 '흑백요리사'까지 흥행하면서 한국 예능 콘텐츠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입증됐지만, 제작 환경은 나아진 게 전혀 없다"며 "오히려 예산이 크게 들어가는 기획의 경우 넷플릭스만 바라보는 상황이라 더욱 어려워졌다"고 귀띔했다.
다만 넷플릭스 관계자는 "항간에 떠도는 작품별 제작비 규모는 실제와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드라마에 비해 늦게 시작한 넷플릭스 예능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어 보일 수 있다. 허나, 장르, 포맷을 가리지 않고 (넷플릭스의) 멤버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쇼들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한국 창작자들의 기획 의도를 충실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창의적 의도와 치열한 고민을 통해 탄생한 '흑백요리사'가 전 세계에 한국 콘텐츠와 문화의 힘을 알린 것 처럼 시리즈, 영화, 다큐멘터리 등 장르 구분없이 웰메이드 한국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한국 콘텐츠의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