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책임은 판매회사가…"보험 판매책임법제 재검토해야"
최근 보험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환경을 고려해 현행 보험사 중심의 판매책임법제가 재검토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11일 '보험산업 판매채널 혁신을 위한 과제 세미나'를 열고 모집시장의 구조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보험사의 대응전략과 판매책임법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험시장에서 제판분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해, 보험사 중심이 아닌 보험계약자에 대한 판매책임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며 "현재 법인보험대리점(GA)과 같은 판매조직의 대형화로 판매조직에 대한 보험사의 지휘나 감독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특히 현행 제조사인 보험사 중심의 판매책임법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보험대리점이 판매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사에 대해 직접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보상책임의 원리지만, 판매자의 독립성이 강할수록 사용자는 판매자의 행위로부터 발생하는 손익의 결과에 대해 이해관계가 희박해진다고 볼 수 있다"며 "판매회사 독립성이 강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불완전판매에 대해 보험대리점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기관보험대리점, 대형대리점, 자문 또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음을 광고한 경우에는 보험대리점이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정책적 측면에서 금융소비자의 청구권이 제한되지 않도록 보험회사가 연대책임을 지게 하거나, 플랫폼의 경우에는 금융소비자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짐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모집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모집수수료를 매개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제도개선과 더불어, 제판분리 환경에 적합한 보험상품 판매책임법제에 대한 평가와 검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판매채널별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면채널은 고령층의 보험수요를 흡수함과 동시에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전문성 강화와 함께 상품판매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 개인의 다양한 선호를 반영하고 적합한 상품을 객관적으로 추천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채널의 경쟁력은 정확성과 신뢰성, 완결성에서 비롯한다는 점을 감안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상품정보 및 추천의 신뢰도를 높이고 서비스 이용환경 개선, 가입 지원시스템 개선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