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국가는 한두 세대에 걸쳐 이룩되지 않는다. 대한민국만은 예외다. 불과 두 세대, 60여 년 만에 모든 신흥국이 추앙하는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한국경제신문이 10월12일 창간 60주년을 맞았다. 1964년 서울 태평로의 작고 소박한 창업이 어느새 한 갑자(甲子)를 돌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창달을 사시로 삼아 우리 국민이 절대 빈곤과 약소국의 숙명을 돌파해가는 장정을 매일 기록하고, 확인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긍지와 보람을 누렸다.
한결같이 변함없는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 덕분이다. 우리나라가 안팎의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세계 속에 우뚝 서는 위대한 여정도 국민·독자와 함께 걸어가고자 한다.
'슈퍼 강국' 3대 비전 제시
지난 60년간 기적의 경제사를 일구며 선진국에 진입한 대한민국이 대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은 단 두 세대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고 1인당 국민소득과 경제 규모(GDP·국내총생산), 자유·인권 등 보편적 가치 준수, 문화의 세계적 확산 등에서 선진국 요건을 충족한 근데 세계사의 유일한 나라가 됐다.
인구 위기와 잠재성장률 추락, 산업 경쟁력 훼손, 지정학적 불안 등 도처에 깔린 위협요인을 극복하고 완전히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찾아내 초일류 선진국으로 재도약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초일류 선진국이 되기 위해 한국이 지향해야 할 3대 비전을 제시한다.
경제·산업·기술 초강대국, 문화·예술의 세계적 허브 국가, 존경받는 초일류 시민들의 국가가 그것이다. 첫번째 비전인 경제·산업·기술 초강대국은 기본적으로 지금보다 두 배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2400조원인 명목 GDP와 3만5000달러인 1인당 소득을5000조원과 7만달러로 더블링(doubling)하는 것이다.
7대 미래산업 10%만 잡아도 'GDP 더블링'
기업들이 뛸 때마다 대한민국 경제는 쑥쑥 컸다. 1984년 78조원이던 국내총생산(GDP)은 1989년 165조원으로 '더블링'됐고, 1998년 315조원으로 다시 두 배가 됐다.당시 첨단산업이던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을 '우리 것'으로 만든 덕분이다.
지금 다시, 새로운 거대시장이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 바이오테크, 우주항공, 로봇, 수소,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전 등 7대 미래산업이다. 지난해 기준 737조원짜리 세계 시장의 14%를 한국 몫으로 챙기고 있는 반도체 신화를 이들 미래산업에서 재현해야 한다.
2030년 합산 시장 규모가 약5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7대 미래산업의 10%만 잡아도 '2040년 GDP 더블링'(2400조원->5000조원)과 'G5(주요5개국 진입'은 현실이 될 수 있다.
尹 대통령 "가장 혁신적인 초일류 선진국으로 거듭나자"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혁신적인 초일류 선진국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것은 지금 우리 세대에 주어진 역사의 명령이며, 후손들에 대한 책무"라고 지난 30일 한국경제신문 창간 60주년 기념식에서 말했다.
또한 "한국경제신문이 창간한 1964년,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며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경제의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고, 경제는 물론 예술 분야까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자유시장 경제 체제의 파수꾼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며 "한국경제신문 임직원에게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의 성장사를 되돌아보고 경제·산업·기술 초강대국, 문화·예술의 세계적 허브 국가·존경받는 초일류 시민 국가 등 미래 60년의 비전을 제시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