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맞힌 교수 "11월부터 영하 18도"…벌써부터 패딩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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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다운 가을 없다" 전망에
패션업체들, 아우터 기획전 3~4주 앞당겨
패션업체들, 아우터 기획전 3~4주 앞당겨
지난 11일 서울 동대문구 한 쇼핑몰의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 쇼핑객들이 가장 먼저 보게되는 메인 전시 장소인 입구 쪽 마네킹엔 패딩 점퍼가 입혀져 있었다. 최신 유행하는 패션이 가장 빨리 반영되는 곳 중 하나라는 서울 명동거리의 패션 매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한 의류 브랜드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가을이 점점 짧아지면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고객들이 바람막이 등 가을 점퍼류 보다 겨울용 패딩을 찾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며 “한달도 채 입지 못하는 가을 옷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겨울 옷을 찾는 주기가 해마다 빨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들어 갑자기 쌀쌀한 바람이 불고 부쩍 기온이 내려가면서 패션업계가 서둘러 겨울 아우터 판매에 나섰다. 한 프리미엄 패딩업체 관계자는 “통상 아우터 기획전은 11월에 들어서면서 열리기 시작하지만 최근 들어선 그 시기가 3~4주가량 앞당겨졌다”면서 “올해는 가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대부분 의류업체들이 10월부터 패딩이나 코트 등 겨울 아우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판매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앞서 기상청은 “10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더위가 간간이 이어지겠다”며 “그리고 평년보다 더 추운 겨울이 바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여름 섭씨 40도의 폭염을 맞힌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교수도 “11월 초까지 20도대 더위가 이어지다 갑자기 추워져 영하 18도의 한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위와 추위가 양극화됐다"며 “최근 10년 데이터를 보면 가을이 실종되고 있다. 올해도 가을다운 가을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자 소비자들이 의류매장에서 가장 먼저 집어드는 상품도 대부분 겨울용 제품이다. 겨울 시즌 대표 상품인 코트나 패딩 매출이 늘고 있으며 1000만원대 레오나드나 빠투, 에르노 등 고가의 아우터도 인기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패션 상품군 매출(지난 1일 기준)은 지난주 대비 115% 급증했다. 패딩 등 아우터 비중이 높은 스포츠 상품군의 경우 전일(지난달 30일) 대비 95% 신장해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0만~300만원대 이상 캐나다구스, 노비스, 페트레이, 맥케이지, 듀베티카 등 프리미엄 아우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4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일주일간 코트 등 겨울 의류 매출이 1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강추위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겨울 신상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MZ세대 중심으로 고프코어(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자연스럽게 입는 패션) 트렌드로 아웃도어 상품군 매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들도 소비자들 수요에 발맞춰 서둘러 겨울 채비에 나섰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늦더위 탓에 가을 신상품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판매 단가가 높아 연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겨울 아우터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선 ‘이재용 패딩’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가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번 매장은 강남과 대구 단독 매장에 이은 세 번째로 쇼핑몰에 입점한 것은 처음이다. 이 매장에선 신상품은 물론 고급 상품군인 베일런스 컬렉션과 아톰후디, 베타재킷 등 인기 상품 물량을 기존 매장보다 많이 확보해 판매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그나 패딩, 트위드 재킷, 트렌치코트 등 늦가을부터 겨울 시즌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에서 수입하는 이탈리아 명품 아우터 브랜드 에르노(HERNO)의 경우 이미 일부 제품이 품절돼 구매할 수 없을 만큼 인기를 끌며 8월 말~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노의 주요 겨울 신제품 가격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여성 웨이스트 스트링 다운 패딩 자켓' 등 대부분 200만원에 육박한다. 초고가 제품으로는 여성용 '디태처블 후디 다운 패딩 코트'를 539만원에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레이디스의 헌팅 아우터, 트위드 아이템에 대한 판매도 늘고 있다. 갤럭시의 경우 간절기 상품을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스웨이드 점퍼, 스태디움 후드 점퍼, 코듀로이 헤링턴 아우터 등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0% 이상 신장했다.
LF 역시 FW 패션 트렌드 중 하나인 '보헤미안 시크'를 중심으로 일부 제품 품절 사태가 이어지면서 리오더를 진행 중이다. LF가 국내 전개하는 프랑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은 프린지 디테일의 코트, 부츠, 가방 등을 선보인 가운데 빈티지한 무드의 레더 재킷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10월 들어 갑자기 쌀쌀한 바람이 불고 부쩍 기온이 내려가면서 패션업계가 서둘러 겨울 아우터 판매에 나섰다. 한 프리미엄 패딩업체 관계자는 “통상 아우터 기획전은 11월에 들어서면서 열리기 시작하지만 최근 들어선 그 시기가 3~4주가량 앞당겨졌다”면서 “올해는 가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대부분 의류업체들이 10월부터 패딩이나 코트 등 겨울 아우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판매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앞서 기상청은 “10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더위가 간간이 이어지겠다”며 “그리고 평년보다 더 추운 겨울이 바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여름 섭씨 40도의 폭염을 맞힌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교수도 “11월 초까지 20도대 더위가 이어지다 갑자기 추워져 영하 18도의 한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더위와 추위가 양극화됐다"며 “최근 10년 데이터를 보면 가을이 실종되고 있다. 올해도 가을다운 가을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자 소비자들이 의류매장에서 가장 먼저 집어드는 상품도 대부분 겨울용 제품이다. 겨울 시즌 대표 상품인 코트나 패딩 매출이 늘고 있으며 1000만원대 레오나드나 빠투, 에르노 등 고가의 아우터도 인기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패션 상품군 매출(지난 1일 기준)은 지난주 대비 115% 급증했다. 패딩 등 아우터 비중이 높은 스포츠 상품군의 경우 전일(지난달 30일) 대비 95% 신장해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0만~300만원대 이상 캐나다구스, 노비스, 페트레이, 맥케이지, 듀베티카 등 프리미엄 아우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41%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일주일간 코트 등 겨울 의류 매출이 1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강추위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겨울 신상 고객들이 늘고 있다"면서 "MZ세대 중심으로 고프코어(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자연스럽게 입는 패션) 트렌드로 아웃도어 상품군 매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들도 소비자들 수요에 발맞춰 서둘러 겨울 채비에 나섰다. 지난달까지 이어진 늦더위 탓에 가을 신상품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판매 단가가 높아 연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겨울 아우터 고급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선 ‘이재용 패딩’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가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번 매장은 강남과 대구 단독 매장에 이은 세 번째로 쇼핑몰에 입점한 것은 처음이다. 이 매장에선 신상품은 물론 고급 상품군인 베일런스 컬렉션과 아톰후디, 베타재킷 등 인기 상품 물량을 기존 매장보다 많이 확보해 판매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그나 패딩, 트위드 재킷, 트렌치코트 등 늦가을부터 겨울 시즌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에서 수입하는 이탈리아 명품 아우터 브랜드 에르노(HERNO)의 경우 이미 일부 제품이 품절돼 구매할 수 없을 만큼 인기를 끌며 8월 말~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노의 주요 겨울 신제품 가격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여성 웨이스트 스트링 다운 패딩 자켓' 등 대부분 200만원에 육박한다. 초고가 제품으로는 여성용 '디태처블 후디 다운 패딩 코트'를 539만원에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레이디스의 헌팅 아우터, 트위드 아이템에 대한 판매도 늘고 있다. 갤럭시의 경우 간절기 상품을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스웨이드 점퍼, 스태디움 후드 점퍼, 코듀로이 헤링턴 아우터 등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0% 이상 신장했다.
LF 역시 FW 패션 트렌드 중 하나인 '보헤미안 시크'를 중심으로 일부 제품 품절 사태가 이어지면서 리오더를 진행 중이다. LF가 국내 전개하는 프랑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은 프린지 디테일의 코트, 부츠, 가방 등을 선보인 가운데 빈티지한 무드의 레더 재킷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