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배우 에단 호크가 자서전처럼 펴낸 소설
영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등 ‘비포’ 3부작으로 유명해진 할리우드 배우 에단 호크. 연기파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가 20년 만에 세 번째 장편 소설 <완전한 구원>을 내놨다.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소설에서 독자들은 ‘배우 에단 호크’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다. 절망한 그는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 고민에 빠져 있던 호크에게 한 출판 관계자가 “당신이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쓰라”고 조언했고, 이에 따라 세 번째 소설을 완성했다. 이번 책을 내놓기까지 20년이 걸린 이유다.

소설은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한다. 32세 스타 배우 윌리엄 하딩이 인생의 정체기에서 겪는 성장통을 예술로 극복하는 내용이다. 하딩은 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서 홋스퍼 역을 맡아 브로드웨이 연극 데뷔를 앞뒀다. 완벽한 커리어의 정점을 찍기 하루 전, 그의 외도로 파탄 난 결혼 생활이 언론과 SNS에 퍼진다.

첫 공연을 마친 다음 날, 뉴욕타임스로부터 ‘완벽한 작품의 유일한 문제점’이라는 혹평을 듣지만 하딩은 좌절하지 않는다. 연기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더욱 고군분투한다.

작가는 싫어하겠지만 소설 속 주인공에게 호크가 투영된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마치 자화상을 그려낸 것 같다. 연극을 통해 완전히 구원받은 하딩처럼 호크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상처를 치유해나가면서 성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