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9만원으로 재인상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공개매수가(83만원)보다 6만원 높은 금액이다. 하지만 법원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리스크에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MBK 연합의 제시 가격보다 낮은 79만4000원에 마감했다. 오는 14일 마감하는 MBK 연합의 공개매수 참여율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결의했다. 최대 취득 주식 규모는 총 발행주식의 17.5%로 2%포인트 끌어올렸다. 최 회장 측과 함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 베인캐피탈의 최대 취득 물량 2.5%를 포함하면 최 회장 측 매입 주식 규모는 20%로 확대된다.

최 회장 측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추진하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최대 매수 물량은 35%로 상향했다. MBK 연합이 더 이상 공개매수가를 올리지 않기로 한 만큼 가격 인상 경쟁은 일단락됐다. MBK 연합이 14일 끝나는 공개매수에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영권 분쟁은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 대결로 이어진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경쟁에서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김우섭/성상훈 기자 duter@hankyung.com